미국 정부가 앤트로픽(Anthropic)의 AI 모델 클로드 페이블(Claude Fable) 5와 클로드 미토스(Claude Mythos) 5의 전 세계 접속을 전면 차단한 사건은, 앤트로픽이 수개월간 구축해온 ‘안전 우선’ 브랜드 전략이 역풍을 맞은 결과로 읽힌다. 상무부는 6월 12일 오후 5시 21분(미국 동부시간) 국가안보를 이유로 두 모델에 대한 수출통제 지시를 발령했고, 앤트로픽은 즉각 서비스를 중단했다. 해당 조치는 미국 내·외 외국 국적자 전체를 대상으로 하지만, 실시간 국적 구분이 불가능하다는 이유로 전 세계 사용자 접속이 차단됐다.
Mythos 5는 앤트로픽이 스스로 모든 주요 운영체제와 웹브라우저에서 보안 취약점을 탐지할 수 있다고 경고할 만큼 강력한 모델로 홍보됐다. 회사는 이를 이유로 일반 배포 대신 아마존·구글·마이크로소프트·크라우드스트라이크 등 약 50개 검증 기관에만 방어적 사이버보안 목적으로 제한 제공하는 ‘프로젝트 글라스윙(Project Glasswing)’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Fable 5는 6월 9일 별도 분류기(classifier) 안전장치를 탑재해 공개한 상업용 버전으로, 출시 직후 벤치마크 평가 전문 기업 Vals AI의 집계에서 공개 모델 중 최고 성능으로 기록됐다.

정부 개입의 직접적 계기는 또 다른 회사가 Mythos의 안전장치를 우회하는 데 성공했다고 주장한 것이었다. 앤트로픽은 해당 기술을 검토한 결과, 특정 코드베이스를 읽혀 취약점을 찾도록 유도하는 방식으로 GPT-5.5 등 이미 공개된 모델에서도 동일하게 구현 가능한 수준이라고 반박했다. 회사는 또한 분류기 시스템이 모델 자체와 독립적으로 작동해, Fable 5가 특정 응답을 이어가더라도 가장 위험한 출력은 차단된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구체적 근거를 서면으로 제시하지 않고 구두로만 안보 우려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앤트로픽은 정부가 통보를 보내기 전 출시 지연을 요청했으나 이를 거부했다고 밝혔다.
이번 사태는 앤트로픽의 공개 커뮤니케이션 전략이 낳은 아이러니를 선명하게 드러낸다. 앤트로픽의 경쟁사인 오픈AI 최고경영자 샘 올트먼은 앞서 4월 팟캐스트에서 앤트로픽의 Mythos 마케팅 방식을 두고 “자신들이 폭탄을 만들었다고 말하면서 1억 달러짜리 방공호를 파는 격”이라고 비판한 바 있다. 앤트로픽은 “좁은 범위의 탈옥 가능성이 수억 명에게 배포된 상업 모델을 회수해야 할 근거가 된다는 데 동의하지 않는다”며, 이 기준이 업계 전반에 적용될 경우 모든 프론티어 모델 신규 배포가 사실상 중단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나머지 클로드 모델들의 서비스는 이번 조치로 인한 영향을 받지 않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