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인공지능(AI)이 실험을 설계하고 로봇이 직접 수행하는 ‘자율실험실’ 구축 사업을 본격 추진한다. 정부는 495억 원을 투입해 2028년까지 첨단바이오 분야 자율실험실 총 6곳을 조성하고, 이를 통해 신약 개발 기간과 비용을 대폭 줄인다는 목표를 세웠다. 과기정통부는 12일 서울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옴니버스파크에서 ‘AI-네이티브 첨단바이오 자율실험실 구축 사업’ 착수보고회를 열고 이 같은 계획을 밝혔다.
자율실험실은 AI가 실험 조건을 제안하면 로봇이 이를 수행하고, 생성된 데이터를 다시 AI가 학습해 다음 실험을 최적화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기존 바이오 연구는 연구자의 수작업에 의존하다 보니 실험 재현성이 낮고 데이터 분석에 시간과 비용이 과다하게 들어간다는 한계가 있었다. 자율실험실 도입으로 연구 생산성과 재현성을 동시에 높이고 신약 후보물질 발굴 속도를 앞당길 수 있을 것으로 정부는 기대하고 있다. 이번 사업은 정부의 미래전략기술 프로젝트 ‘K-문샷’의 신약 개발 가속화를 뒷받침하는 핵심 기반 사업으로 자리 잡는다.

6개 자율실험실은 범용 1곳과 특화 5곳으로 구성된다. 가톨릭대는 세포 배양·분화·분석 등 다양한 바이오 연구에 활용할 수 있는 범용 플랫폼을 구축하며, AI 기반 가상실험실과 자동화 장비를 연계해 대규모 반복 실험 기반을 마련한다. 특화 분야에서는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이 혈액 속 암세포를 분석하는 액체생검 자율실험실을, 한국과학기술원(KAIST)이 감염병 대응 후보물질 발굴을 위한 자율실험실을 각각 담당한다. 고려대는 AI와 인간형 로봇(휴머노이드)을 결합해 차세대 유전자 전달체를 설계·검증하는 플랫폼을 개발하고, 포스텍(POSTECH)과 울산과학기술원(UNIST)은 산업용 효소 개량 및 오가노이드(장기 유사체) 활용 약물 효능 검증 플랫폼을 각각 구축할 예정이다.
정부는 이번 사업을 AI 바이오 혁신연구거점, 국가바이오데이터플랫폼 등과 연계해 연구 성과를 확산할 계획이다. 오대현 과기정통부 미래전략기술정책관은 “AI와 로보틱스가 결합한 자율실험실이 바이오 연구개발의 패러다임을 바꿀 것”이라며 세계적 수준의 AI 바이오 연구 생태계 조성 의지를 밝혔다. AI 자율실험실이 신약 개발의 속도와 정밀도를 동시에 끌어올릴 수 있을지 업계의 관심이 모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