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파벳 산하 자율주행 기업 웨이모(Waymo)가 신형 차량 ‘오자이(Ojai)’로 로스앤젤레스·샌프란시스코·피닉스에서 앞으로 몇 주 안에 일반 승객을 태우기 시작한다. 센서로 뒤덮인 옅은 파란색 박스형 미니밴인 오자이는 운전자 없이 달리도록 설계됐으면서도 운전대를 갖췄다. 웨이모 앱으로 호출할 수 있으며, 당분간 탑승은 무료다. 오자이는 2021년 처음 공개돼 2024년부터 공공도로에서 시험돼 왔고, 이번 투입으로 자율주행을 위해 처음부터 새로 만든 전용 차량을 선보이게 됐다.
오자이는 웨이모의 최신 하드웨어·소프트웨어 시스템 도입을 알리는 차량이기도 하다. 회사는 이 시스템이 “AI 분야 돌파구를 활용”했다고 밝혔으며, 이전 시스템과 마찬가지로 카메라·라이다·레이더 세 종류 센서 입력을 결합한다. 차량에는 카메라 13대, 레이더 6기, 라이다 4기가 장착됐다. 기존 재규어 차량보다 실내가 넓고 다리 공간이 늘었으며, 평평한 바닥과 낮은 진입 높이, 손잡이로 접근성을 높였다. 다만 휠체어 탑승은 지원하지 않는다. 웨이모는 현재 미국 11개 시장에서 운영 중이며 런던·도쿄를 포함해 최소 20개 신규 지역으로 확장할 계획으로, 이 신형 시스템을 확장의 동력으로 삼고 있다.

주목할 점은 오자이의 차체가 중국 신에너지차 제조사 지커(Zeekr)가 만든 ‘모빌리티 플랫폼’을 개조한 것이라는 사실이다. 차체는 중국에서 제작돼 웨이모의 애리조나 시설로 옮겨진 뒤, 미국에서 만든 자율주행 시스템이 미국 땅에서 장착된다. 2025년 1월 바이든 행정부는 중국·러시아 연계 차량 기술을 2027년부터 미국 도로에서 금지하는 규정을 확정했으나, 웨이모는 지커가 통신·연결 소프트웨어 없는 ‘기본 차량’만 제작하고 핵심 기술은 미국에서 더해지므로 이 규정이 적용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지난 2월 의회 청문회에서 한 공화당 상원의원이 “중국과 한 침대에 들었다”고 비판하는 등 정치적 논란이 따랐다.
다만 웨이모로선 시점이 미묘하다. 회사는 지난주 차량이 침수에 반응하는 방식에 문제가 생겨 미국 6개 도시에서 서비스를 중단했고, 공사 구간 인근 운행 우려로 고속도로 주행 프로그램도 일시 보류했다. 캘리포니아에서 무료 탑승을 운영하는 데는 또 다른 이유가 있다. 무인 오자이 운행 허가는 받았으나 유료 승객 탑승 허가는 아직 받지 못했기 때문으로, 주 규제 당국인 캘리포니아 공공시설위원회(CPUC)가 6월 27일까지 결정을 내릴 예정이다. 자율주행 상용화를 추진하는 한국 모빌리티 업계에도 전용 차량 설계와 부품 공급망의 국적 문제가 함께 떠오르는 사안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