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Meta)의 인공지능 제품을 다듬는 데이터 작업을 맡아온 계약직 노동자들이 해고 처우에 항의해 아일랜드 더블린에서 집단행동에 나섰다. 지난 금요일 오후 더블린에 있는 메타 사무실 앞에 모인 이들은 깃발과 호루라기, 부부젤라를 들고 예고된 정리해고에 반발하며 시위를 벌였다. 이들을 고용한 곳은 콘텐츠 검수와 데이터 라벨링 서비스를 제공하는 더블린 소재 기업 코발렌(Covalen)으로, 코발렌은 지난 4월 수요 감소를 이유로 700명에게 일자리가 위태롭다고 통보했다.
해고 대상 상당수는 근속 2년 미만이라 퇴직금을 한 푼도 받지 못한다. 나머지는 현지 노동법상 최소 기준인 근속 1년당 2주치 급여만 받게 된다고 통신노동조합(CWU)은 전했다. 노동자들은 현재 제시된 금액의 두 배와, 2년 미만 근속자에 대한 최소한의 보상을 요구하고 있다. 또 해고 뒤 6개월간 다른 메타 협력사에서 일하지 못하게 하는 냉각기간 조항의 해제도 요구했다. 노조 측은 메타가 핵심 발주처로서 영향력을 행사해 코발렌이 더 나은 퇴직 조건을 내놓도록 압박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오후 1시 코발렌 본사 앞에 모인 노동자들은 북을 두드리고 야유와 휘파람을 보내며 시위를 시작했고, 두 시간 뒤 150명 넘게 불어난 무리는 약 1.6km 떨어진 메타 유럽본부까지 도로 한가운데를 행진했다. 메타 단지에 도착하자 경비원 두 명이 팔짱을 끼고 입구를 막아섰고, 노동자들은 정문 앞에서 구호를 이어갔다. 메타 대변인 에리카 새킨은 회사가 제3자 협력업체 의존을 줄이고 내부 시스템을 강화할 것이라며, 시위 참가자는 메타 직원이 아니고 인력 결정은 코발렌의 몫이라고 밝혔다. 코발렌은 즉각 입장을 내지 않았다.
이번 정리해고는 코발렌이 지난해 11월 이후 두 번째로 인력을 줄이는 것으로, 두 차례 감원을 합치면 코발렌 인력은 거의 절반으로 줄어든다고 노조는 추산했다. 이번에 해고되는 다수는 데이터 주석 작업자로, 메타 AI 모델이 만든 결과물에서 불법 콘텐츠를 점검하고 안전장치를 우회하도록 유도하는 프롬프트를 만드는 일을 해왔다. 한 노동자는 자살이나 아동 성범죄자를 가장해야 했던 기간이 있었다며 매우 고된 일이었다고 전했다. 메타 정규직이 4개월치 급여에 근속 1년당 2주치를 추가로 받는 것으로 알려진 것과 대조적으로, 코발렌 직원들은 훨씬 적은 보상을 받게 된다.
이번 사태는 빅테크가 AI 개발의 토대를 외주 노동에 의존하면서도 그 노동자들에게는 정규직의 권리를 보장하지 않는 구조를 드러낸다. 아일랜드 노동법은 미국이나 영국과 달리 충분한 지지를 얻은 노조를 사용자가 의무적으로 인정하도록 강제하는 규정이 없어, 파업 노동자들에게 불리하게 작용한다. 메이누스대 노동법 전문가 마이클 도허티 교수는 아일랜드의 가장 큰 약점은 사용자를 협상 테이블에 앉히는 것조차 어렵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코발렌은 노조 인정을 거부했으며, 알선된 대체 업무로 옮기지 못한 노동자들은 6월 말 일자리를 잃을 예정이다. 노조는 향후 한 달간 단계적 쟁의를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