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8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쿠퍼티노 애플파크에서 개최한 연례 세계개발자회의(WWDC 2026)에서 음성비서 시리를 전면 개편한 ‘시리 AI(Siri AI)’를 공개했다. 2024년 개발 사실을 예고한 지 약 2년 만에 모습을 드러낸 새 시리는 구글의 생성형 AI 모델 제미나이(Gemini)를 기반으로 자체 파운데이션 모델(AFM)을 공동 개발한 온디바이스(기기 내장) AI 형태다.
새로운 시리는 이용자의 문자메시지·일정·연락처 등 개인화된 맥락 정보를 파악해 사진 검색, 콘서트 예매, 여행 일정 수립 같은 복합 작업을 수행한다. 카메라로 음식을 비추면 영양 정보를 알려주는 ‘시각 지능(비주얼 인텔리전스)’ 기능도 갖췄다. 애플은 사생활 보호를 강조하며, 온디바이스 AI와 비공개 클라우드를 통해 구글을 포함한 누구도 이용자 데이터에 접근하거나 저장할 수 없도록 설계했다고 밝혔다. 복잡한 연산 처리는 엔비디아(NVIDIA) 칩으로 구동되는 구글 클라우드 인프라 기반 모델에서 이뤄진다. 시리 AI는 2023년 이후 출시된 아이폰에서 작동하며, 일반 공개는 올가을 예정이다.
시장 반응은 차가웠다. AI 분야에서 경쟁사 대비 뒤처진 애플이 구글 기술을 끌어들여 내놓은 결과물이 이용자들이 기대했던 ‘새로운 한 방’에는 못 미친다는 평가가 나왔다. 발표 직후 주가는 약 2% 하락했다. 애플은 2024년 ‘애플 인텔리전스’ 공개 당시 소프트웨어 역량을 과장했다는 이유로 집단소송을 당해 지난달 2억5000만 달러 배상에 합의한 전력이 있다. 오는 9월 퇴임을 예고한 팀 쿡(Tim Cook) CEO는 마지막 기조연설 무대에서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EU와 중국에서는 현지 규제로 시리 AI 출시가 추가 지연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