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정보통신기획평가원이 9일 서울 마곡 LG사이언스파크에서 ‘피지컬 AI 선도기술개발사업’ 착수보고회를 열고, 피지컬 AI(현실 세계에서 작동하는 인공지능)의 핵심 플랫폼인 ‘월드모델’ 원천기술 확보에 2026년부터 2년간 총 340억 원을 투입한다고 밝혔다. 주관기관은 LG전자이며 마음AI, KT, 홀리데이로보틱스, 로보티즈, 크라우드웍스, 알체라, 카이스트, 서울대학교,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 등 10개 산학연이 참여한다.
월드모델은 가상 환경에서 대량의 합성 데이터를 생성해 현실 변화를 예측하고 AI 고도화를 지원하는 플랫폼이다. 피지컬 AI는 실제 현장에서 동작하는 특성상 사고 발생 시 인명 피해로 직결될 수 있어 가상 환경에서의 사전 학습과 검증이 필수적이나, 그동안 국산 모델이 없어 외산에 의존해 왔다. 과기정통부는 이번 사업을 통해 독자 월드모델 원천기술을 확보하고 국산 시뮬레이터 기술을 검증해 차세대 피지컬 AI 파운데이션 모델을 자체 구현할 계획이다. 목표는 실제 로봇의 최종 동작 성공률을 현재 글로벌 최고 수준(OpenGV랩 기준 14.5%포인트)을 뛰어넘어 20%포인트 이상 끌어올리는 것이다.
같은 날 개인정보보호위원회는 ‘개인정보 전주기 보호·활용기술 R&D 및 표준화 로드맵(2026~2030년)’을 수립하고, AGI(범용인공지능) 시대를 대비한 프라이버시 보호 기술 개발에도 착수한다고 밝혔다. 핵심은 ‘프라이버시 코파일럿’과 ‘SSI(자기주권형 신원)·DID(분산신원증명) 기반 에이전트 지갑’ 기술이다. 프라이버시 코파일럿은 다채널 개인정보 유출을 자동 탐지하고, 에이전트 지갑은 AI 에이전트의 무단 결제 등 권한 남용을 차단하는 역할을 맡는다. 아울러 다크웹 상 개인정보 불법 유통 탐지, 비식별화 연구, 로봇·IoT 환경의 개인정보 수집 범위 제어 등도 함께 추진되며, 향후 10년간 개인정보 보호 전문 인력 640명을 양성한다는 방침이다.
이번 정책 패키지는 피지컬 AI 기술 경쟁력 확보와 AI 에이전트 확산에 따른 개인정보 보호라는 두 축을 동시에 강화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글로벌 로봇 및 피지컬 AI 시장에서 엔비디아(NVIDIA)·구글 등 해외 기업이 주도권을 쥔 가운데, 한국이 자체 플랫폼 기반을 갖추지 못하면 장기적 경쟁력 확보가 어렵다는 위기의식이 반영된 결과다. 산업계에서는 정부 주도 기초 기술 확보와 함께 민간 기업의 자율적 투자 유인이 병행돼야 실질적인 성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