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이 AI 컴퓨팅 수요 폭증에 대응하기 위해 일론 머스크(Elon Musk)가 이끄는 스페이스X(SpaceX)로부터 엔비디아(NVIDIA) GPU 약 11만 개를 포함한 대규모 컴퓨팅 자원을 빌리기로 했다. TechCrunch 보도에 따르면 계약 규모는 월 9억 2000만 달러(약 1조 2800억 원)로, 2026년 10월부터 2029년 6월까지 약 32개월간 유지된다. 계약 양측 모두 2026년 12월 31일 이후 90일 사전 통보로 해지할 수 있는 조항도 포함됐다.
구글 측은 이번 계약의 배경으로 자사 AI 제품에 대한 예상을 뛰어넘는 수요를 꼽았다. 특히 제미나이(Gemini) 엔터프라이즈 에이전트 플랫폼에 대한 기업 고객 수요가 당초 전망보다 훨씬 높았다는 설명이다. GPU와 함께 CPU·메모리 등 관련 부품도 임대 대상에 포함되며, 이번에 구글이 확보하는 컴퓨팅 용량은 AI 스타트업 앤스로픽(Anthropic)이 별도로 임차한 규모의 약 절반에 해당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계약은 AI 빅테크 기업들이 자체 데이터센터 증설만으로는 급증하는 컴퓨팅 수요를 감당하기 어렵다는 현실을 보여준다. 전통적으로 우주·위성 사업자로 분류되던 스페이스X가 대형 AI 컴퓨팅 공급자로 부상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구글·마이크로소프트·아마존 등 주요 클라우드 기업들은 이미 수십조 원 규모의 AI 인프라 투자를 발표한 상태지만, 수요 속도가 자체 공급을 앞서며 외부 임대까지 활용하는 상황이 됐다.
국내 AI 산업 관점에서도 시사점이 크다. 글로벌 GPU 수요가 급격히 높아지면서 국내 기업과 스타트업이 필요한 컴퓨팅 자원을 확보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사례가 늘고 있다. 구글처럼 대형 빅테크도 외부 임대에 의존해야 할 만큼 인프라 병목이 심화되는 구조는, AI 경쟁력이 모델 기술뿐 아니라 컴퓨팅 자원 확보 능력에 달려 있다는 점을 다시금 확인시켜 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