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이 자국 내 AI 컴퓨팅 자산을 직접 보유·운용하는 ‘주권 AI(Sovereign AI)’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영국 총리 키어 스타머와 NVIDIA 최고경영자 젠슨 황이 영국을 “AI 수입국이 아닌 AI 생산국”으로 만들겠다는 선언을 한 지 약 1년 만에 인프라·스타트업·인재 세 축에서 가시적인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 NVIDIA는 최근 공식 블로그를 통해 영국 파트너들의 배포 현황과 투자 규모를 종합 공개했다.
인프라 측면에서 가장 눈에 띄는 사례는 영국 최강 성능의 슈퍼컴퓨터 이삼바드-AI(Isambard-AI)다. NVIDIA GH200 그레이스 호퍼 슈퍼칩(Grace Hopper Superchip) 5,400개로 구성됐으며 무탄소 전력으로 운영된다. 클라우드 공급업체 분야에서도 영국 내 AI 서비스 배포를 계획 중인 사업자 수가 1년 만에 두 배로 늘었다. 클라우드 기업 네비우스(Nebius)는 런던에 상업·AI 연구개발 허브를 키우며 2027년까지 65메가와트 규모를 목표로 세 곳에 추가 인프라를 구축 중이며, BT와 엔스케일(Nscale)은 BT 부지 세 곳에 걸쳐 주권 AI 데이터센터를 조성하고 있다. 코어위브(CoreWeave)는 영국 정부의 AI 성장 구역에서 운영을 시작했고, NVIDIA AI 클라우드 생태계 파트너 일곱 곳도 추가 배포 계획을 밝혔다.

스타트업 육성 면에서 NVIDIA는 20억 파운드 규모의 영국 스타트업 생태계 투자를 바탕으로 NVIDIA 인셉션(Inception) 프로그램 회원사를 전년 대비 50% 늘렸다. 이 중 주권 AI 펀드 지원을 받은 4곳이 주목받는다. 코딩 플랫폼 스타트업 코사인(Cosine)은 규제 산업을 위한 혼합 전문가(MoE) 멀티모달 대형 언어 모델을 개발하고 있으며, 더블워드(Doubleword)는 모델 콜드 스타트를 70배 단축하고 KV 캐시 압축률을 4배 높이는 추론 기술로 주목받는다. 프리마 멘테(Prima Mente)는 알츠하이머·파킨슨·루게릭병 연구용 생물학적 파운데이션 모델을 구축하면서 NVIDIA 블랙웰(Blackwell) GPU를 통해 3배의 속도 향상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의료·제조·스포츠 분야 기업들도 NHS 디지털 트윈, 유리 제조 AI, AI 연구센터 등 다양한 응용을 전개 중이다.
인재·교육 생태계도 빠르게 확장하고 있다. 영국 내 NVIDIA 개발자 프로그램 등록자는 20만 명을 넘었고, NVIDIA 딥러닝 연구소(Deep Learning Institute) 과정이 30개 이상의 영국 대학에 제공됐다. 6G 테스트베드는 4개 대학에 구축됐다. 더블워드의 최고경영자 메리옘 아리크(Meryem Arik)는 “주권 AI의 핵심 가치는 추론 계층에서 실현된다. 영국 컴퓨팅과 영국 데이터센터로 영국에서 가치를 창출하는 것이 바로 그 의미”라고 밝혔다. 자국 AI 주권 확보를 놓고 글로벌 경쟁이 격화되는 가운데, 영국의 행보는 국가 단위 AI 생태계 구축의 실천 모델로 한국을 포함한 각국 정책 입안자들에게도 주목받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