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AI(OpenAI)와 앤트로픽(Anthropic)이 인재·고객·정책 방향을 놓고 정면으로 맞서는 상황에서도 두 회사에 동시에 투자한 기관이 약 90곳에 달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와이어드(WIRED)가 스타트업 투자 추적 플랫폼 피치북(PitchBook)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오픈AI 투자자 가운데 약 42%가 앤트로픽에도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앤트로픽 투자자 기준으로는 약 3분의 1이 오픈AI에도 투자한 상태이며, 세쿼이아 캐피털(Sequoia Capital), 그레이록(Greylock), 파운더스 펀드(Founders Fund), 레드포인트 벤처스(Redpoint Ventures) 등이 대표적인 중복 투자 기관으로 꼽혔다. 지난주 앤트로픽이 공개한 신규 투자 라운드에서도 31개 투자자 중 최소 13곳이 이미 오픈AI 주주였다.
업계 전문가들은 이 같은 중복 투자 규모를 이례적이거나 전례가 없는 수준으로 평가한다. 전통적으로 벤처캐피털은 경쟁 관계에 있는 두 회사에 동시 투자하는 것을 이해충돌로 보고 피해왔다. 그러나 오픈AI와 앤트로픽이 각각 1000억 달러 이상을 조달하고 기업 가치가 1조 달러에 근접하면서, 어느 한 회사에만 베팅해서는 이 시장을 온전히 따라갈 수 없다는 판단이 퍼진 것으로 분석된다. 하버드 경영대학원의 톰 니컬러스(Tom Nicholas) 교수는 이를 두고 “투자자들이 승자독식 구도가 아닐 수 있다고 보거나, 설령 승자독식이라도 누가 이길지 확신하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일론 머스크(Elon Musk)의 AI 연구소 xAI에도 동시에 투자한 사례가 다수 확인됐으며, xAI는 올해 스페이스X(SpaceX)에 인수됐고 스페이스X는 다음 주 기업공개(IPO)를 예고하고 있다. 일부 투자자는 자신이 투자한 스타트업이 오픈AI 또는 앤트로픽에 인수되면서 의도치 않게 두 회사 모두의 주주가 된 경우도 있었다고 밝혔다. 반면 크호슬라 벤처스(Khosla Ventures), 스라이브 캐피털(Thrive Capital)은 오픈AI만, 멘로 벤처스(Menlo Ventures)와 제너럴 카탈리스트(General Catalyst)는 앤트로픽에만 투자하는 기존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