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이 과학 연구를 돕는 조수로 성과를 내고 있다. 학술지 네이처는 화요일 과학자의 가설 수립과 검증을 보조하는 두 건의 AI 시스템을 다룬 논문을 공개했다. 그중 하나는 구글의 ‘코사이언티스트(Co-Scientist)’다. 권위 있는 학술지에 나란히 실렸다는 점에서 AI의 연구 보조 역량이 학계에서도 인정받기 시작했음을 보여준다.
구글의 코사이언티스트는 ‘연구자가 개입하는(scientist in the loop)’ 방식으로 설계됐다. AI가 가설을 제시하면 연구자가 판단을 더해 방향을 잡아가는 구조다. 또 다른 시스템은 비영리 단체 퓨처하우스가 개발했으며, 특정 유형의 생물학 실험 데이터를 직접 평가하도록 훈련됐다. 두 시스템 모두 생물학 데이터를 중심으로, 사람과 AI가 협업하는 연구 모델을 구현했다.

두 시스템은 기존 약물에서 새로운 치료 용도를 찾아내는 ‘신약 재배치’에서 성과를 거뒀다. 이미 안전성이 검증된 약을 다른 질병에 활용하는 신약 재배치는, 새 약을 처음부터 개발하는 것보다 비용과 시간을 크게 줄일 수 있다. 방대한 약물·질병 데이터에서 숨은 연결을 찾아내는 일은 AI가 강점을 발휘하는 영역으로 꼽힌다.
AI가 가설을 만들고 데이터를 분석하는 단계까지 맡으면서, 연구의 속도와 범위가 넓어지고 있다. 다만 AI가 제시한 가설은 결국 실험으로 검증돼야 하며, 연구자의 판단이 여전히 핵심이라는 점도 함께 강조된다. AI는 과학자를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보조하는 도구라는 점이 이번 연구의 전제로 깔려 있다.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로서도 AI 기반 신약 연구는 주목할 흐름이다. 방대한 후보 물질과 데이터를 빠르게 분석하는 AI의 능력은 연구 생산성을 끌어올리는 도구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특히 개발 기간과 비용이 큰 부담인 신약 분야에서, AI를 활용한 효율화 시도가 본격화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