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내 AI 규제 방향이 2026년 중간선거를 앞두고 극도로 불확실한 국면에 접어들었다. 트럼프 행정부 내에서도 AI 고위급 검토 행정명령 서명을 둘러싸고 입장이 수 차례 번복된 것이 단적인 사례다. 당초 AI 모델 공개 전 최대 90일 검토를 규정하는 행정명령이 임박했다는 보도가 나왔으나, 데이비드 색스(David Sacks)와 일론 머스크(Elon Musk)의 막판 반대로 무산됐고, 이후 재무장관 스콧 베센트(Scott Bessent)의 설득으로 검토 기간을 30일로 단축해 결국 서명됐다.
빅테크 기업들은 트럼프 행정부 내에서 충분한 영향력을 유지하는 한편, 2026년 중간선거 결과에 따른 의회 권력 지형 변화에도 대비해야 하는 이중 과제에 직면해 있다. 공화당이 하원을 잃거나 의석 차가 줄면 위원회 구성이 달라지고, 기업에 우호적이던 규제 환경이 바뀔 수 있다. 반대로 친환경 민주당 인사가 의석을 잃거나 강성 진보 성향 후보로 교체되는 상황도 변수다. AI 업계가 일상 생활 곳곳에 존재감을 드러낼수록 유권자들의 불만이 선거에 반영되는 경로도 단순해지고 있다.
AI 업계의 선거 자금 행방을 추적하는 프로젝트 Tech Influence Watch는 AI 슈퍼팩과 크립토 슈퍼팩의 후원자·전략가가 사실상 동일 세력이라는 점을 지적한다. 규제 완화, 소비자 보호 축소, 기술 기업 이익 극대화라는 공통 목표 아래 양쪽 산업의 정치 자금이 움직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AI 안전을 강조하는 교황청 메시지조차 워싱턴 업계 행사에서 주목받지 못했다는 관찰은, AI 거버넌스 논의에서 단기 이해관계가 장기적 윤리 담론을 압도하는 현실을 보여준다.
전문가들은 AI 관련 입법이 중간선거 전까지 의미 있는 진전을 이루기 어렵다고 본다. 행정부 차원의 행정명령이 정책의 주요 수단으로 활용되는 가운데, 어느 쪽이 의회를 장악하느냐에 따라 AI 규제의 방향이 크게 달라질 수 있어 업계와 시민사회 모두 선거 결과에 높은 관심을 쏟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