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Apple)이 WWDC 2026 키노트에서 AI 기반으로 전면 개편된 Siri를 발표했다. 이번 AI Siri는 iMessage·메모·캘린더·메일·사진 등 애플 기본 앱에서 수집된 ‘개인 컨텍스트’를 활용해 이용자가 묻기 전에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는 방향으로 설계됐다. WWDC 시연에서 애플의 AI 엔지니어링 담당 시니어 디렉터 저스틴 티티(Justin Titi)는 Siri에게 딸이 최근 언급한 디저트를 물었고, 약 한 달 전 메시지에서 코코넛 쿠키 관련 대화를 찾아내는 장면을 시연했다. Siri는 화면에 표시된 내용도 인식해, 예컨대 인스타그램에서 스쳐 본 공원 사진의 위치를 되물을 수 있다.
개인정보 처리 방식은 이번 Siri의 주요 차별화 포인트다. 기기 내에서 처리 가능한 작업은 온디바이스로 완결하고, 복잡한 작업은 ‘프라이빗 클라우드 컴퓨트(PCC)’를 통해 애플에도 데이터를 노출하지 않고 처리한다. 애플은 1백만 달러의 버그 바운티를 걸어 놓았으나 현재까지 PCC 해킹 사례는 보고되지 않았다. 다만 AI Siri의 성능은 사용자가 얼마나 많은 개인 데이터를 기기에 저장하는지에 크게 의존한다.
AI의 편의성과 자율성 위축에 대한 우려도 동시에 제기됐다. 생활 관리 전반을 AI에 아웃소싱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일상 관리 능력의 퇴화를 부를 수 있다는 시각이 있다. 중요한 대화 내용이나 약속을 직접 기억하는 대신 AI에 맡기다 보면, 인간적인 주의와 기억이 요구되는 맥락에서의 역량이 감소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한편 애플은 AI Siri를 원하지 않는 이용자를 위해 기능 온오프 선택지를 제공하는 방향을 택해, 구글이 AI 검색 요약을 기본값으로 강제 노출하는 방식과 대비된다.
이번 AI Siri는 현재 개발자 베타 단계에 있으며, 아이폰·맥·애플 비전 프로 등 다양한 기기에 단계적으로 배포될 예정이다. 2024년 WWDC에서 예고한 AI 기능 상당수가 실제 출시에서 빠지거나 지연됐던 만큼, 이번에 시연된 기능들이 실제 이용자에게 온전히 전달될지 여부가 앞으로의 핵심 관전 포인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