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업계 최초로 12단 HBM4E 샘플을 주요 글로벌 고객사에 출하하기 시작했다. 차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에서 주도권을 한층 굳히려는 행보다. 올해 초 업계 최초로 HBM4를 양산·상용 출하한 데 이어, 곧바로 HBM4E로 로드맵을 확장하며 급변하는 AI 컴퓨팅과 초대규모 인프라 수요에 대응하고 나섰다.
HBM은 여러 개의 D램을 수직으로 쌓아 데이터 통로를 대폭 넓힌 메모리로, 대규모 언어모델(LLM) 학습·추론에 필수적인 부품이다. 삼성전자의 HBM4E는 핀당 14기가비트(Gbps)의 안정적인 속도를 내며, 데이터 처리 요구에 따라 최대 16Gbps까지 확장할 수 있다. 이는 직전 세대인 HBM4보다 20% 이상 빠른 수준으로, 스택당 최대 초당 3.6테라바이트(TB/s)의 메모리 대역폭을 제공한다.
이번에 출하한 12단 제품은 48기가바이트(GB) 용량으로, 이전 세대보다 30% 이상 늘었다. 삼성전자는 고객 요구에 맞춰 32GB(8단)와 64GB(16단) 구성까지 라인업을 넓힐 계획이다. 회사 측은 HBM4 양산 경험에서 검증된 공정과 기술 개선을 바탕으로, 점점 까다로워지는 차세대 AI 워크로드를 뒷받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메모리개발실장은 “HBM4 양산 성공에 이어 HBM4E로 다시 한번 기술적 우위를 입증했다”며 “앞선 제조 역량과 선제적 인프라 투자를 통해 글로벌 AI 메모리 시장의 성장을 계속 이끌겠다”고 밝혔다. 속도와 용량, 전력 효율과 발열 성능을 동시에 끌어올린 점이 이번 제품의 핵심으로 꼽힌다.
AI 가속기 수요가 폭증하면서 HBM은 메모리 업계의 새 주도주로 떠올랐고, 세대 전환 속도가 곧 경쟁력으로 직결되고 있다. 삼성전자가 HBM4 양산에 이어 HBM4E 샘플까지 가장 먼저 내놓은 것은, SK하이닉스·마이크론과의 차세대 HBM 경쟁에서 기술 선점을 노린 것으로 풀이된다. 국내 메모리 산업의 위상과 직결되는 만큼, 향후 고객사 채택과 양산 일정에 관심이 쏠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