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깅페이스의 로봇 AI 커뮤니티 플랫폼 ‘르로봇(LeRobot)’에는 이제 5만 8000개가 넘는 데이터셋이 올라와 있다. 한 무리의 학자들이 오픈소스 로봇 하드웨어를 만들기 시작하면서 로봇공학자들이 수년의 시간을 아낄 수 있게 됐고, 이제 더 큰 과제인 ‘로봇이 생각하게 만드는 일’까지 오픈소스화되기 시작했다.
변화는 아직 초기지만, 허깅페이스, 엔비디아, 알리바바 등이 지난 2년간 오픈소스 로봇공학에 상당한 투자를 했다. 로봇이 추론하고 판단하고 행동하게 만드는 고차원 작업을 겨냥한 도구와 모델을 잇달아 내놓은 것이다. 다른 AI 응용을 가속한 오픈소스 운동이 이제 로봇을 더 똑똑하게 만드는 문제에 적용되고 있다.
오픈소스 로봇 소프트웨어 자체는 1990년대 중반부터 있었다. 카네기멜런대의 프로세스 간 통신 패키지, 2000년대 초의 플레이어 프로젝트가 토대를 놓았다. 그러나 특정 연구 그룹에 묶여 파편화돼 있었다. 2007년 등장한 ‘로봇 운영체제(ROS)’가 도구를 묶고 사용자를 끌어모으며 사실상의 표준이 되면서 판도가 바뀌었다.

지금까지 오픈소스가 다룬 것이 주로 로봇의 ‘몸’을 움직이는 하드웨어·제어였다면, 이제는 상황을 인식하고 판단하는 ‘머리’ 부분이 개방되기 시작했다. 데이터셋과 추론 모델이 공유되면서, 적은 비용으로도 똑똑한 로봇을 만들 길이 열리는 것이다. 한때 AI 앱 개발 문턱이 급격히 낮아졌듯, 로봇 지능에서도 비슷한 변화가 일어날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온다.
이런 시도가 성공한다면, 유능한 로봇을 만드는 문턱이 AI 앱을 만드는 문턱이 낮아진 것만큼 빠르게 내려갈 수 있다. 로봇 지능이 오픈소스로 풀리는 흐름은 하드웨어 강국인 한국에 기회다. 국내 로봇 업계가 개방형 추론 플랫폼을 활용한다면 고가의 자체 개발 부담을 줄이며 경쟁력을 확보할 여지가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