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이 핵심 성분을 직접 설계한 코로나바이러스 범용 백신이 첫 인체 임상시험을 통과했다. 영국 케임브리지대학교 조나단 히니(Jonathan Heeney) 교수 연구팀은 국제학술지 감염저널(Journal of Infection)에 코로나바이러스 계열 전체를 표적으로 삼는 백신 후보물질의 1상 임상시험 결과를 공개했다. 이 백신은 AI가 SARS, 코로나19, 박쥐 유래 코로나바이러스 등 다양한 변이체의 유전 정보를 분석해 면역계를 훈련시킬 ‘슈퍼 항원’을 설계하는 방식으로 개발됐다.
임상시험은 2021년 12월부터 2023년 9월까지 18~50세 성인 39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주사바늘 없이 피부 표면에 직접 투여하는 방식이 적용됐으며, 중대 이상 반응이나 심각한 부작용은 관찰되지 않아 안전성을 확인했다. 다만 면역 반응 효과 측면에서는 한계가 있었다. 논문은 면역 반응이 ‘제한적(modest)’이라고 명시했는데, 연구팀은 임상 참가자 다수가 이미 오미크론 감염이나 기존 백신 접종으로 체내 항체 수치가 높아진 상태였기 때문에 AI 설계 백신만의 순수한 효과를 측정하기 어려웠다고 설명했다. 논문 DOI는 10.1016/j.jinf.2026.106759다.

연구팀은 이번 결과가 백신 설계 개념의 타당성을 입증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강조했다. AI가 현재 유행 중인 바이러스뿐 아니라 미래에 집단 발병을 일으킬 수 있는 병원체까지 방어하는 백신을 만드는 데 활용될 수 있다는 점에서 “팬데믹 대비 방식의 근본적 전환”이라고 평가했다. 옥스퍼드 백신그룹 소장 앤디 폴라드(Andy Pollard) 교수는 AI가 백신 연구의 판도를 바꿀 기술이 될 것이며 개발 속도를 획기적으로 높여 수많은 생명을 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케임브리지대 연구팀은 현재 이 AI 기술을 다른 감염병에도 확장 적용하는 연구를 진행 중이다. 매년 바이러스 변이에 맞춰 갱신해야 하는 독감 백신의 한계를 극복할 범용 독감 백신, 조류독감(H5N1) 백신, 에볼라를 포함한 출혈열 바이러스 백신 개발을 위한 동물 실험이 병행되고 있다. AI가 단순히 연구를 보조하는 수준을 넘어 백신 후보물질 자체를 설계하는 주체로 부상하면서, 감염병 대응 체계 전반에 변화가 예고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