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팝(K-pop) 팬 커뮤니티 일부에서 생성형 AI(Generative AI)를 이용해 아이돌과 자신이 포옹하거나 키스하는 장면을 담은 딥페이크 영상을 제작·공유하는 행위가 확산되면서, 팬덤 전체가 반발하는 사태가 빚어지고 있다. 레딧(Reddit) 케이팝 포럼 등지에서는 미성년 아이돌이 포함된 AI 생성 영상까지 등장해 거센 비판을 받았으며, 이용자들은 해당 콘텐츠를 게시한 계정을 신고하는 집단 행동에 나섰다.
맥쿼리대학교(Macquarie University) 사라 키스(Sarah Keith) 교수는 케이팝 팬들의 창작 활동이 오랜 역사를 가지지만, 생성형 AI 등장으로 실제와 구분하기 어려운 수준의 이미지와 영상을 대량으로 빠르게 만들 수 있게 됐다는 점이 근본적인 차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아이돌의 인격과 평판을 실질적으로 훼손할 수 있는 콘텐츠가 별다른 기술 진입 장벽 없이 생산되는 환경을 만들었다. 블랙핑크(Blackpink) 멤버 제니(Jennie)가 설립하고 소속된 OA 엔터테인먼트는 올해 초 아티스트의 평판·초상권 등 지식재산권을 침해하는 행위에 민·형사상 강력 대응을 예고하는 성명을 냈고, 방탄소년단(BTS)과 투모로우바이투게더(Tomorrow X Together) 멤버들도 AI를 이용한 자신의 디지털 복제물 생성에 공개적으로 반대 입장을 밝혔다.

역설적이게도 케이팝 기획사들은 비용 절감을 위해 생성형 AI를 적극 도입하는 방향을 택하고 있다. SM엔터테인먼트는 AI 통합을 핵심 사업 전략으로 내세웠고, 지난해 걸그룹 에스파(Aespa)의 AI 생성 뮤직비디오를 공개했다. 같은 해 말에는 완전 AI 합성 아이돌 그룹 GLXE(글릭스)도 데뷔했다. 기술·법적 안전장치가 부재한 상황에서 키스 교수는 팬들이 자발적으로 형성하는 사회적 규범, 즉 비동의 AI 콘텐츠를 명백히 거부하는 문화가 현재로서는 가장 효과적인 억지력이라고 평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