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표준과학연구원(KRISS)이 외부 생성형 AI를 도입하기 어려운 보안 제약을 자체 기술로 돌파했다. KRISS는 내부망에서 독립적으로 구동되는 자체 AI 플랫폼 ‘KRISS AI’를 구축하고 본격 가동에 들어갔다고 4일 밝혔다. 정부출연연구기관은 연구 데이터와 내부 문서의 외부 유출을 차단해야 하는 보안 요건상 상용 클라우드 AI를 전면 적용하기 어렵다는 현실적 한계가 있는데, KRISS는 이를 내부망 전용 플랫폼으로 극복한 사례다.
KRISS AI의 핵심 특징은 별도 API(응용 프로그램 인터페이스) 개발 없이 AI가 내부 업무 프로세스를 직접 실행하는 연동 기술이다. 대표 적용 사례는 소액직접구매 프로세스다. 사용자가 대화창에 PDF·워드·HWP 형식의 견적 서류를 첨부하면, AI가 키-값 추출 기술로 품명·수량·금액 등을 자동 식별해 내부 전자결재 시스템에 직접 입력하고 결재 신청 단계까지 이어준다. 휴가·세미나 신청도 자연어 입력만으로 AI 에이전트가 내부 결재 시스템과 연동해 처리한다. 개발을 총괄한 전명훈 정보전산실장은 “선행 사례가 부족한 상황에서 별도 API 없이 내부 시스템을 연동하는 독자 기술을 개발했으며 현재 특허 출원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지식 검색 분야에서는 RAG(검색 증강 생성) 기능을 도입해 정보 탐색 정확도를 높였다. 사용자가 직접 구축한 개인별 데이터베이스를 AI가 인식해 맞춤형 답변을 제공하고, 사내 규정과 연계된 국가 상위 법령까지 한눈에 비교·검색할 수 있다. 현재 플랫폼에는 원내 규정과 법령집을 포함해 약 46만 건의 연구보고서가 적재돼 있으며, 보고서 요약과 초안 작성 기능도 지원한다. 인프라 측면에서는 원내에 분산 운영 중인 고성능 GPU 서버 자원을 효율적으로 통합·관리할 수 있도록 자원 가상화 체계도 마련했다.
현재 전 직원을 대상으로 오픈베타 서비스가 진행 중이며, 향후 연구와 행정 전반으로 AI 적용 범위를 확장할 계획이다. 이호성 원장은 “데이터 보안을 유지하면서도 업무 환경의 디지털 전환을 이룬 모델”이라며 연구 몰입도를 높이는 스마트 환경 조성을 지속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KRISS의 사례는 보안 규제가 강한 공공·연구 기관에서 외부 AI 서비스 도입 대신 자체 플랫폼을 구축하는 방향이 확산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