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목요일 인공지능(AI) 관련 행정명령 서명 행사를 예정 몇 시간 전에 돌연 취소했다. 해당 행정명령은 정부가 프런티어 AI 모델을 공개 전에 검증할 권한을 갖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었다. 정부가 첨단 AI의 출시 단계에 직접 개입할 근거를 마련하는 조치였던 만큼, 취소를 둘러싼 해석도 분분하다.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주요 AI 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이 서명식에 참석하기를 바랐으나, 일부 CEO가 일정을 맞추지 못한다는 사실을 알고 행사를 취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행사 통보가 24시간 전에야 이뤄진 점도 함께 지적됐다. 촉박한 일정이 참석 불발의 한 원인이었다는 해석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해당 행정명령이 혁신을 가로막는 ‘걸림돌(blocker)’이 될 수 있다는 입장을 내비친 것으로 알려졌다. AI 안전성 검증과 산업 혁신 사이에서 정책 방향을 두고 고심하는 기류가 읽힌다. 규제의 강도를 어디에 맞출지를 놓고 정부 내에서도 입장이 정리되지 않았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이번 사례는 AI 규제를 둘러싼 긴장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강력한 모델일수록 사전 안전성 검증의 필요성이 커지지만, 과도한 규제가 기술 경쟁력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우려도 만만치 않다. 규제와 혁신의 균형점을 찾는 일이 과제로 남았다. 산업계와 안전성을 중시하는 진영의 시각차가 정책 결정을 더욱 까다롭게 만들고 있다.
국내에서도 AI 거버넌스 논의가 본격화되는 가운데, 주요국의 규제 방향은 중요한 참고점이 된다. 안전과 혁신을 어떻게 조화시킬지가 각국 공통의 숙제로 떠오르고 있다. 미국의 정책 향방은 글로벌 AI 규제 기조에 영향을 미치는 만큼, 한국 역시 그 흐름을 면밀히 주시할 필요가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