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 스타트업 피규어AI(Figure AI)가 휴머노이드 로봇이 수천 개의 택배를 컨베이어 벨트에 올리는 모습을 일주일 넘게 생중계해 온라인에서 화제가 됐다. 한 대목에서는 로봇이 인간 인턴과 속도 경쟁을 벌이는 장면도 담겼다. 이 홍보용 로봇 시연은 기술 애호가들 사이에서 입소문을 타며 바이럴이 됐고, 유튜브 시청자들이 로봇에 별명을 붙이는가 하면 회사는 이에 맞춰 관련 굿즈를 빠르게 내놓기도 했다.
시연은 5월 13일 8시간짜리 로봇 실증으로 시작됐으며, 회사의 최신 모델 ‘피규어 03(Figure 03)’이 투입됐다. 로봇이 맡은 작업은 골판지 상자나 부드러운 완충 봉투 등 다양한 소형 택배의 바코드를 확인한 뒤, 바코드가 아래를 향하도록 컨베이어 벨트에 올려놓는 일이었다. 이 작업은 사람의 개입 없이 로봇이 자율적으로 수행하는 것을 목표로 했다고 브렛 애드콕 피규어AI 최고경영자(CEO)는 밝혔다.

애드콕은 처음엔 기대치를 낮춰 잡았다. 이전 시연은 1시간에 그쳤던 반면 이번엔 8시간 연속 가동을 목표로 했기 때문이다. 그는 X에 “무언가 고장 날 확률이 높다”고 적었다. 결과적으로 시연은 당초 계획한 8시간을 훌쩍 넘겨 일주일 넘게 이어졌고, 자율 작동이 장시간 유지되는 모습이 시청자들의 관심을 끌었다. X 이용자들은 이 라이브를 두고 “스티브 잡스의 ‘원 모어 띵’ 이후 최고의 제품 시연”이라는 극찬을 내놓기도 했다.
로봇은 회사의 신경망 시스템 ‘헬릭스 02(Helix 02)’에 기반해 작동한다. 회사 설명에 따르면 이 시스템은 전신 제어와 ‘긴 시간 단위의 자율성(long horizon autonomy)’을 가능하게 해, 다양한 작업에서 로봇의 동작을 지시한다. 피규어AI 웹사이트는 로봇의 전신 제어 시스템이 1000시간이 넘는 인간 동작 데이터로 학습됐으며, 20만 개 이상의 병렬 환경에서 시뮬레이션 훈련을 거쳤다고 밝히고 있다.
다만 인상적인 로봇 시연이라 하더라도 실제 현실 세계의 로봇 역량을 이해하는 데는 좁은 창에 불과하다는 점은 유념할 필요가 있다. 통제된 환경에서 정해진 작업을 반복하는 것과, 변수 많은 실제 물류 현장에서 안정적으로 작동하는 것은 다른 문제다. 그럼에도 휴머노이드 로봇이 장시간 자율로 단순 반복 작업을 수행하는 모습은 물류·제조 현장 적용 가능성을 가늠하는 실증 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