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생태계에 참여하는 국내 디자인하우스 세미파이브와 에이디테크놀로지가 29일 미국 새너제이에서 열린 ‘삼성 파운드리 SAFE 포럼 2026’에서 차세대 AI 반도체 설계 기술을 각각 공개했다. 세미파이브는 AI 모델 학습·추론의 핵심 걸림돌인 ‘메모리 장벽’을 극복하기 위한 3D-IC(3차원 집적회로) 및 빅다이(Big Die) 설계 솔루션을 선보였고, 에이디테크놀로지는 삼성전자 2나노 공정을 활용한 고성능 CPU 설계 성과를 발표했다.
세미파이브가 이번 포럼에서 소개한 3D-IC 기술은 기존의 평면 배치 방식 대신 연산칩 위에 메모리를 수직으로 쌓는 구조다. 데이터 이동 거리를 단축해 메모리 대역폭을 높이고 전력 소모와 지연 시간을 줄일 수 있다. AI 모델 규모가 커질수록 연산 속도보다 데이터 이동이 병목으로 작용하는 ‘메모리 장벽’ 문제의 실질적 해법으로 꼽히는 방식이다. 세미파이브는 현재 글로벌 고객사와 함께 대형 연산칩 위에 메모리를 4단으로 적층하는 AI 칩 상용화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AI 반도체 스타트업 하이퍼엑셀의 LLM(대규모 언어 모델) 추론 가속기 ‘베르다(Bertha)’ 개발에도 설계·검증 전반에서 참여했다. 베르다는 삼성전자 4나노(SF4X) 공정을 적용한 면적 500㎟ 이상의 대형 칩이다. 조명현 세미파이브 대표는 “3D-IC와 빅다이 설계 기술을 바탕으로 삼성 파운드리 생태계 내 선도 ASIC 설계 파트너로서 입지를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에이디테크놀로지는 자체 커스텀 CPU 플랫폼 ‘ADP620’을 공개했다. 독자 설계 최적화 플랫폼인 ‘카펠라(CAPELLA)’를 삼성전자 2나노 공정에 적용해 최대 3.695GHz 동작 클럭을 구현했다. 카펠라는 자체 IP(설계 자산) 라이브러리를 삼성 공정 특성에 맞게 최적화해 전력·성능·면적(PPA)을 개선하는 기술로, 행사 현장에서는 서버 원격 관리용 펌웨어 초기화부터 인터페이스 진입까지의 부팅 시퀀스를 실시간 시연했다. 에이디테크놀로지는 영국 업체 Arm의 네오버스(Neoverse) V3 코어 35개를 적용한 칩렛 솔루션을 앞세워 미국·유럽 빅테크 고객사와 내년 양산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며, 기술검증(PoC)과 양산 협의를 이어가고 있다.
이번 발표는 삼성전자 파운드리 SAFE 파트너 생태계에 참여하는 국내 디자인하우스들이 AI·HPC(고성능컴퓨팅) 전용 칩 설계 성과를 해외 무대에서 공개한 사례다. 강석주 에이디테크놀로지 미주법인 전무는 “삼성 파운드리 공정 기술과 시너지를 확대해 글로벌 AI 맞춤형 반도체(ASIC) 시장의 핵심 아키텍처 파트너로 자리매김할 것”이라며 미주 지역 1분기 수주가 목표 대비 175%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