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국민성장펀드가 국산 인공지능(AI) 반도체 스타트업 퓨리오사AI에 3,700억원 규모의 첨단기금 직접투자를 승인했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28일 국민성장펀드 기금운용심의위원회를 열어 해당 투자를 확정했다고 밝혔다. 퓨리오사AI는 고대역폭메모리(HBM)를 탑재한 고성능 NPU(신경망처리장치) ‘레니게이드(RNGD)’ 양산에 나서며 글로벌 AI칩 시장에서 엔비디아의 대항마를 자처하는 비상장 기업이다.
퓨리오사AI를 둘러싼 자본 구조는 이미 국내 주요 VC(벤처캐피털)들이 선점하고 있었다. DSC인베스트먼트, TS인베스트먼트, LB인베스트먼트, 나우IB, 엑스페릭스 등이 퓨리오사AI에 투자한 VC이며, 포바이포는 AI반도체 화질개선 서비스 분야에서 퓨리오사AI와 기술 협력 관계를 맺고 있다. 국민성장펀드 투자 확정 소식이 알려지자 29일 이들 코스닥 상장사 주가가 일제히 급등세를 보였다. TS인베스트먼트는 29.96% 오른 1,527원, 포바이포는 20.43% 오른 8,370원에 마감했으며 엑스페릭스와 DSC인베스트먼트도 각각 12.40%, 9.39% 상승했다. 반면 나우IB와 LB인베스트먼트는 장 초반 10% 중반의 급등세를 기록했으나 결국 보합권에서 마감했다.

이번 투자의 의미는 주가 등락 이상에 있다. 국민성장펀드는 정부가 미래 핵심 산업 육성을 위해 조성한 정책 자금으로, 비상장 기업에 대한 첨단기금 직접투자는 해당 기업의 기술력과 성장 가능성을 정부가 공식 인정한 것으로 해석된다. 엔비디아 GPU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지는 상황에서 국산 AI 추론 칩 생태계를 구축하려는 정부의 의지가 구체적인 자금 집행으로 이어진 셈이다.
퓨리오사AI가 HBM 탑재 NPU 양산 단계에 진입하면서 국산 AI반도체의 실용화 여부가 검증대에 오른 시점에 정책자금이 투입됐다는 점은 상징성도 크다. 다만 글로벌 AI칩 시장에서 엔비디아가 압도적 점유율을 유지하는 가운데, 국산 NPU가 실질적인 시장 경쟁력을 확보하기까지는 소프트웨어 생태계 구축과 대형 고객 확보라는 과제가 남아 있다. 이번 3,700억원 투자가 양산 및 기술 고도화의 속도를 얼마나 끌어올릴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