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 산하 로봇 기업 보스턴다이내믹스(Boston Dynamics)의 휴머노이드(인간형) 로봇 ‘아틀라스(Atlas)’가 다리를 꼬아 차는 고난도 축구 기술 ‘라보나 킥’을 선보였다. 아틀라스는 골망을 향해 강슛을 날리며 라보나 킥을 정확히 재연했고, 상대를 속이는 동작을 섞은 ‘고스트 라보나 킥’까지 시연해 세계적 축구선수 디마리아의 슛과 견주어도 손색없다는 평가를 받았다. 영상을 본 축구 국가대표 손흥민은 “방금 라보나 했어. 어지간한 선수들보다 잘하는데요?”라며 감탄했다.
라보나 킥은 공을 차는 다리 뒤로 반대쪽 다리를 교차해 차는 기술로, 사람도 상당한 훈련 없이는 구사하기 어려운 고난도 동작이다. 현대차그룹은 아틀라스가 축구 선수들의 경기 화면을 보며 학습하는 듯한 영상도 함께 공개하고, 보고 배우는 ‘시각 기반’ 학습(VLA)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유연한 동작으로 미뤄 인공지능이 가상환경 시뮬레이션으로 연습을 고도화한 것으로도 추정되는데, 가상에서 익힌 동작 정책을 현실 몸체로 옮기는 이른바 ‘심(Sim)-투-리얼(Sim-to-Real)’ 기술이다.

고경철 한국AI·로봇산업협회 부회장은 “실제 환경에서는 100만 시간 분량이지만 시뮬레이션 환경에서는 상당히 압축될 수가 있다”고 설명했다. 가상 물리 환경에서 반복 시행착오를 압축함으로써 로봇이 실제 마모나 안전 위험 없이 극한의 동작을 학습할 수 있다는 의미다.
국내에서도 관련 연구가 활발하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이 개발한 인간형 로봇은 ‘인사이드 킥’을 선보였는데, 불과 4~5시간의 가상학습만으로 이런 고난도 기술을 습득할 수 있었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다만 이런 로봇 학습을 뒷받침할 전용 반도체 개발 등은 여전히 과제로 남아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