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디지털 시장조사기관 날리지리서치그룹(KRG)이 코스피·코스닥 상장 AI 관련 기업 80개사를 분석한 결과, 이들 기업의 합산 당기순이익이 2023년 25조 1962억원에서 2025년 81조 152억원으로 2년 만에 세 배 이상 늘었다. 연평균성장률(CAGR)은 79.3%에 달하며, 같은 기간 합산 매출도 245조 6955억원에서 382조 8216억원으로 55.8% 증가했다. 매출 대비 순이익률 역시 10.3%에서 21.2%로 두 배 가까이 높아졌다.
그러나 이 같은 이익 팽창의 실질적 주역은 반도체·소재부품장비(소부장) 공급망 한 곳이었다. 반도체·소부장 업종 합산 순이익은 2023년 21조 9051억원에서 2025년 76조 836억원으로 급증해, 80개사 전체 순이익의 약 94%를 차지했다. KRG는 “AI 산업에서 가장 많은 수익을 창출하는 영역은 범용 생성형 AI 서비스가 아니라 AI 반도체 공급망”이라며 “AI 산업이 소프트웨어 중심 시장을 넘어 컴퓨팅 인프라 중심 산업으로 진화하고 있음을 의미한다”고 분석했다. 반도체를 제외하면 국방·방산 AI가 38.4%의 CAGR로 흑자 성장세가 가장 두드러졌으며, 거대언어모델(LLM)·에이전트 분야는 15~20%대 수익성을 유지하면서도 공공 프로젝트와 구축형 사업 중심 구조에 머물러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AI 적용 확대로 매출 성장세는 뚜렷하지만 수익으로 이어지지 못하는 업종도 적지 않다. 의료 AI는 매출이 늘었음에도 2025년 약 626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KRG는 미국 식품의약국(FDA) 인허가, 임상 데이터 축적, 보험 수가 편입 등 높은 진입장벽 때문에 상용화까지 장기간이 소요되는 구조적 한계를 원인으로 꼽았다. 자율주행·모빌리티 역시 기술 안정성 검증과 규제·책임 체계 미비로 2025년 450억원 적자로 돌아섰다. 데이터센터·클라우드·소프트웨어(SW) 업종은 GPU 확보와 설비투자 확대가 겹치면서 2024년 1조 6543억원을 정점으로 2025년 순이익이 1조 1384억원으로 줄었다.
KRG 관계자는 “AI 산업은 기술 경쟁에서 산업 운영 경쟁으로, 기대감 경쟁에서 현금흐름 경쟁으로 이동하고 있다”며 “향후 시장 승자는 기술 자체보다 실제 산업 현장에서 수익을 창출하는 기업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반도체를 제외한 업종의 수익성이 아직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는 만큼, 국내 AI 상장사의 이익 쏠림 구조가 단기간에 풀리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