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NVIDIA)가 데이터센터 내부의 냉각수 소비를 사실상 없애는 온수 냉각 시스템을 발표했다. 이 시스템은 45°C의 냉각제를 서버 랙에 공급하고, 서버를 통과한 뒤 55°C로 올라온 냉각제가 외부 공기에 자연 방열되는 방식으로 작동한다. 냉각제를 한 번 충전하면 시설 수명 동안 재순환시켜 쓰기 때문에 추가 물이 필요 없다고 엔비디아는 밝혔다. 기후 조건이 적합한 지역에서는 냉각 팬이나 냉각기 없이 작동해 물 사용량을 100% 줄일 수 있으며, 소음과 에너지 소비도 감소하는 부가 효과가 있다. 엔비디아 최고지속가능책임자(CSO) 조시 파커(Josh Parker)는 “데이터센터의 물 소비 문제는 대체로 해결됐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 기술은 데이터센터 시설 경계 안쪽의 물 절약에 국한된다는 점이 핵심 한계로 지목된다. 데이터센터를 가동하는 전력을 생산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물 소비는 집계 범위 밖이다. 미국 지질조사국(USGS) 자료에 따르면 화석연료 발전소는 하루 27억 갤런의 물을 소비하는 미국 최대 물 사용처 중 하나다. 천연가스 발전은 전력 1킬로와트시(kWh)당 1.17리터, 석탄 발전은 2.2리터의 물을 각각 소비한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전체 데이터센터 전력의 약 절반이 화석연료에서 나온다. 여기에 수력발전 댐의 저수지 증발량은 1kWh당 6.8리터에 달한다. 시설 외부 전력 생산에서 발생하는 물 소비가 데이터센터 전체 물 발자국의 4분의 3 가까이를 차지하는 셈이다.
풍력과 태양광은 1kWh당 각각 0.01리터, 0.03리터에 불과해 물 소비가 극히 적지만, IEA는 2030년까지 데이터센터 신규 전력 수요의 40% 이상이 천연가스와 석탄으로 충당될 것으로 내다봤다. 재생에너지 비중이 늘고 있지만 전력망의 화석연료 의존도가 근본적으로 바뀌지 않는 한 데이터센터의 전체 물 발자국은 크게 줄기 어렵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시각이다. 엔비디아의 시스템이 시설 수준에서는 의미 있는 성과를 내지만, AI 산업 전반의 물 문제는 전원 믹스 변화 없이는 해결하기 어려운 구조적 과제로 남아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