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Apple)이 올가을 출시 예정인 iOS 27 및 macOS 27에서 음성 비서 시리(Siri)를 기존의 화면 하단 그래픽 인터페이스 방식에서 벗어나 완전히 독립된 AI 챗봇 애플리케이션으로 분리·재설계한다. 블룸버그 통신 등 복수의 외신이 전한 내용에 따르면, 애플은 차세대 운영체제 빌드에서 시리의 구동 아키텍처를 챗GPT(ChatGPT) 스타일의 전용 독립형 앱으로 전환하는 작업을 최종 확정한 상태다.
새로운 독립형 시리 앱은 사용자와의 대화 기록을 그리드 및 리스트 뷰 형태로 상시 저장하는 메인 페이지를 제공한다. 개별 채팅 인터페이스 안에서는 텍스트·음성은 물론 이미지 등 파일 첨부 입력을 네이티브 수준에서 모두 지원하는 방식으로 설계됐다. 특히 주목할 기능은 ‘챗봇 픽커(Chatbot Picker)’ 메커니즘이다. 시리 기본 엔진 외에도 오픈AI의 챗GPT, 구글, 앤트로픽 등 서드파티 AI 서비스로 유연하게 전환할 수 있도록 개발자 전용 아키텍처를 앱 내부에 심어뒀다. 아이클라우드(iCloud) 동기화와 결합해 아이폰·맥·아이패드 간 대화 맥락도 끊김 없이 이어가도록 연산 흐름을 일원화했다. 하드웨어 측면에서도 변화가 예고됐다. 고도화된 컨텍스트 분석과 음성 가속화를 위해 올 하반기 출시될 아이폰 18 프로 라인업의 기본 DRAM 용량을 12기가바이트(GB) 규격으로 전면 가동할 방침이다.

이번 시리의 독립형 앱 전환은 애플이 자체 온디바이스 AI 프레임워크인 애플 인텔리전스(Apple Intelligence)의 마케팅 효과를 극대화하고 사용자 락인(Lock-in)을 강화하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지금까지 시리는 경쟁사인 구글 어시스턴트나 마이크로소프트 코파일럿에 비해 AI 기능의 가시성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유럽연합(EU)의 디지털시장법(DMA)이 서드파티 개방을 요구하는 상황에서, 애플은 독립형 앱 내부의 스위칭 메커니즘을 통해 규제 요구사항을 수용하겠다는 전략적 판단도 내렸다. 챗봇 픽커 기능은 서드파티 AI와의 개방적 경쟁 구도를 조성하는 동시에, 애플 생태계 안에서 사용자가 어떤 AI를 선택하더라도 애플 플랫폼을 거치게 만드는 전략적 이중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경쟁 구도 측면에서 이번 변화는 AI 챗봇 시장의 판도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오픈AI와 구글은 각각 챗GPT와 제미나이(Gemini) 앱을 통해 모바일 AI 시장에서 이미 강력한 사용자 기반을 구축했다. 시리가 독립형 앱으로 전환되면 애플의 20억 명 이상 활성 기기 사용자를 대상으로 한 기본 탑재(Default App) 효과가 전면에 드러난다. 다만 서드파티 AI 전환 기능이 실제로 완성도 높게 구현될지, 아니면 제한적인 형태에 머물지가 아직 불분명하다. 과거 시리의 기능 발표와 실제 출시 간 격차를 경험한 사용자들 사이에서 회의적인 시각도 적지 않다. 한국 이용자 입장에서는 국내 아이폰 점유율이 30%에 육박하는 상황에서, 독립형 시리 앱이 한국어 지원 품질을 얼마나 끌어올릴지가 실사용 경쟁력을 가를 핵심 요인이 될 것이다.
iOS 27은 올 가을 정식 배포 예정이며, 기능 완성도·한국어 지원 품질·챗봇 픽커의 실질적 개방 범위 등 세 가지 요소가 시리의 부활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시리가 챗GPT·제미나이와 본격적으로 경쟁하는 AI 챗봇으로 자리잡는다면, 이는 모바일 AI 생태계 전체의 경쟁 축을 하드웨어에서 소프트웨어·서비스 품질로 이동시키는 전환점이 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