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분이 충분한 잎은 건강한 잎이다. 이는 농지의 작물에도, 산불에 취약한 지역의 나무에도 똑같이 적용된다. 그러나 잎의 수분을 재는 전통 방식은 잎을 잘라내야 해 시간이 많이 들고 실시간 측정이 불가능했다. 미국 텍사스 연구진이 잎에 직접 붙여 수분을 실시간으로 읽는 그래핀 ‘문신’ 센서를 개발했다.
이 센서는 식물 잎에 스티커처럼 붙이는 그래핀 패치다. 연구진은 몬스테라 잎의 수분 상태를 모니터링하는 데 활용했다. 단순히 수분을 감지하는 데 그치지 않고, 센서가 인공 시냅스 역할을 해 신경망의 구성 요소가 될 수 있다는 점이 핵심이다.
연구진은 미래의 숲이 실시간으로 산불이나 가뭄 위험을 가늠하도록 네트워크로 연결된 센서 군락을 품을 수 있다고 본다. 패치들을 식물 위에서 직접 연산하는 신경망으로 묶는 구상이다. 해당 연구는 학술지 ‘나노 레터스’에 게재됐다.

그래핀은 얇고 전도성이 뛰어나 미세한 변화를 감지하는 센서 소재로 주목받아 왔다. 이를 잎에 직접 붙여 실시간으로 수분을 읽고, 나아가 센서 자체가 인공 시냅스로 동작해 연산까지 맡는다는 발상은 ‘식물 위에서 도는 컴퓨터’에 가깝다. 잘라내 측정하던 기존 방식과 달리 식물을 살린 채 연속 관측할 수 있다는 점이 핵심 강점이다. 연구진은 텍사스대 오스틴캠퍼스 소속으로, 이 패치를 모아 산불·가뭄을 조기에 가늠하는 광역 감지망으로 키우는 것을 장기 목표로 삼고 있다.
AI 센서를 식물에 직접 부착해 현장에서 연산하는 이런 접근은 정밀 농업과 산림 관리의 새 가능성을 연다. 기후변화로 가뭄과 산불 위험이 커지는 가운데, 식물 스스로 상태를 신호로 보내는 기술은 조기 경보 체계가 될 수 있다. 국내 스마트팜·산림 방재 분야에서도 주목할 만한 연구 방향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