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시스템과 무선으로 연결된 전자 반지가 여러 종류의 수화를 문자로 통역해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연구진은 이 기술이 수화 통역 시스템을 더 실용적이고 가볍게, 실제 환경에서 쓸 수 있게 만드는 중요한 진전이라고 평가했다.
전 세계에는 300종이 넘는 수화가 쓰이며, 수화를 모르는 사람과의 소통을 돕는 통역 기기 연구가 여럿 진행돼 왔다. 그러나 한계가 많았다. 카메라와 컴퓨터 비전을 쓰는 방식은 고정된 환경에 갇혔고 조명 변화에 민감했다. 손동작이나 근육 신호를 읽는 웨어러블 센서, 특히 스마트 장갑은 열과 습기가 차 오래 쓰기 불편했고, 손 크기·손가락 길이의 개인차를 반영하지 못해 정확도가 떨어졌다.
연구진이 개발한 전자 반지는 각각의 손가락 움직임을 무선으로 처리 장치에 전송한다. 기존 방식이 여러 센서를 하나의 송신기에 유선으로 묶어야 했던 것과 달리, 반지마다 독립적으로 무선 신호를 보내 손의 자유로운 움직임을 방해하지 않는다. 이렇게 모인 데이터를 AI가 분석해 수화를 문자로 변환한다.

여러 개의 작은 반지로 센서를 나눠 부착하는 방식은 장갑처럼 열이 차거나 손 크기 차이로 정확도가 떨어지던 문제를 피한다. 손가락마다 독립적으로 움직임을 측정하기 때문에 개인차에도 더 유연하게 대응한다. 연구진은 이 방식이 통제된 실험실을 벗어나 일상에서 쓰일 수 있는 통역 기기로 가는 길을 넓힌다고 설명했다.
이 연구는 연세대 연구진이 주도했다는 점에서도 주목된다. 접근성 기술은 상업성이 낮다는 이유로 뒷전에 밀리기 쉽지만, 가볍고 정확한 수화 통역 기기는 청각장애인의 일상 소통을 크게 바꿀 수 있다. AI와 웨어러블 센서가 결합한 이런 접근은 국내 헬스케어·보조기기 산업이 강점을 가질 만한 분야로 꼽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