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가 예측시장에서 벌어지는 부정 거래를 적발하기 위해 인공지능(AI) 기반 감시를 강화하고 있다. 지난 한 해 예측시장이 사실상 사기의 온상처럼 비쳐온 데 대한 대응이다. 미국 내에서 직접 접속이 차단된 역외 플랫폼을 우회한 거래까지 추적 대상에 올랐다.
폴리마켓 같은 예측시장에서는 베네수엘라 급습이나 이란 전쟁 같은 지정학적 사건에 수상할 정도로 시점이 맞아떨어지는 베팅으로 큰 수익을 올린 사례가 잇따랐다. 암호화폐 기반에 역외 플랫폼이라는 특성 탓에, 미국 당국이 규제에 나설지조차 불분명한 상황이었다. 결과를 미리 알았던 듯한 정황이 반복되면서 내부 정보 유출 의혹이 커졌다.

당국이 AI를 동원한다는 것은 방대한 거래 데이터에서 비정상 패턴을 찾아내기 위함이다. 사람이 일일이 추적하기 어려운 거래 흐름을 AI가 분석해, 내부 정보를 이용한 의심 거래를 가려내겠다는 구상이다. 특정 사건 직전에 몰리는 베팅처럼 통계적으로 이례적인 움직임을 자동으로 포착하는 방식이다.
이번 사례는 AI가 금융 감시와 규제 집행의 도구로도 쓰이기 시작했음을 보여준다. 생성·예측에 쓰이던 AI가 부정행위 탐지라는 방어적 영역으로 활용 범위를 넓히고 있는 것이다. AI가 만들어내는 위험을 다시 AI로 제어하려는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다는 평가다.
국내 금융·규제 당국으로서도 AI 기반 시장 감시는 참고할 흐름이다. 거래가 복잡해지고 빨라질수록, 이를 감독하는 쪽도 AI의 분석 능력에 기댈 수밖에 없는 환경이 되고 있다. 새로운 형태의 거래 플랫폼이 늘어나는 만큼, 감시 기술도 함께 진화해야 한다는 점이 과제로 남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