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캘리포니아 북부연방법원 리타 F. 린 판사는 2026년 8월 27일, 국방부가 인공지능 기업 앤트로픽을 ‘공급망 위험’으로 지정하고 연방기관과 군 계약업체의 거래를 막은 조치에 대해 앤트로픽의 약식판결 청구를 대부분 인용했다. 법원은 이 지정과 광범위한 제재가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 보복이자 적법절차를 거치지 않은 조치였으며, 관련 법률이 정한 공급망 위험의 범위에도 맞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다만 권력분립 위반 주장과 실제 조치를 하지 않았거나 임시 조치만 한 일부 기관에 관한 청구는 정부 측 손을 들어 판결 범위도 함께 제한했다.

판결문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은 각각 2월 27일과 3월 3일 앤트로픽 제품의 연방기관 사용 중단과 공급망 위험 지정을 추진했다. 국방부는 앤트로픽이 배포된 모델에 백도어로 접근하거나 작동을 방해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했지만, 재판 과정에서는 앤트로픽이 배포된 모델에 직접 접근하거나 통제할 수 없다는 점과 해당 모델이 다른 이른바 ‘블랙박스’ AI 모델보다 더 위험하지 않다는 점이 다툼 없는 사실로 정리됐다. 법원은 세 조치 중 두 조치가 나온 뒤 작성된 네 쪽짜리 메모가 정부가 제출한 행정기록의 핵심 근거였다는 점도 지적했다.
린 판사는 정부 조치가 앤트로픽의 공개적인 AI 안전 입장을 문제 삼은 수정헌법 제1조상 보복에 해당하고, 사전 통지와 의견 제출 기회를 주지 않아 수정헌법 제5조상 적법절차도 위반했다고 봤다. 또한 공급망 위험 지정은 미 연방법 10 U.S.C. §3252의 법적 요건을 충족하지 못했고, 행정절차법상 자의적이고 변덕스러운 처분이라고 판단했다. 반면 대통령 지시 자체가 권력분립 원칙을 넘어선 월권이라는 별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았으며, 관련 조치를 실제로 확정하지 않은 일부 기관에 대해서도 앤트로픽의 청구를 기각했다.
이번 명령은 국방부가 앤트로픽 서비스를 반드시 다시 사용해야 한다는 뜻은 아니다. 법원은 국방부가 필요한 AI 공급업체를 선택할 재량은 분명히 인정하면서도, 특정 기업의 비판적 입장을 이유로 정부 전체와 민간 군 계약망까지 포괄하는 불이익을 주는 것은 별개의 문제라고 구분했다. 따라서 판결의 직접적인 결론은 앤트로픽의 기술을 평가한 것이 아니라, 공급망 위험 지정과 거래 제한 조치에 제시된 법적 근거와 절차가 위법하다는 판단이다. 사실관계와 결론은 2026년 8월 27일 법원 명령문을 기준으로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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