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 인공지능(AI)의 경쟁 무대가 ‘진단 정확도’에서 ‘병원 업무 흐름’으로 넓어지고 있다. 핵심은 별도 프로그램을 하나 더 띄우는 것이 아니라 의료진이 쓰는 전자의무기록(EMR)과 병원정보시스템 안에서 기록·요약·조회가 이어지게 하는 데 있다. 보건복지부가 8월 6일 확정한 ‘AI 기본의료 전략’도 진료·간호·수술·원무 전반을 AI 기반으로 재설계하는 지능형 병원정보시스템 개발을 과제로 제시했다. 정부는 책임의료기관 72곳을 잇는 ‘공공의료 AI 고속도로’를 올해 9곳에서 시작해 2027년 30곳, 2029년 72곳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현장에서는 기록 업무가 가장 먼저 바뀌고 있다. 서울성모병원은 2026년 2월부터 AI 기반 음성 전자간호기록 ‘Voice ENR’을 전 병동에서 운영하고 있다. 간호사가 음성으로 기록을 만들고 현장에서 바로 확인하는 방식이다. 개발사 퍼즐에이아이의 제품 설명에 따르면 이 시스템은 바이탈사인, 투약, 수혈, 채혈 등 간호 기록을 음성과 바코드 스캔으로 처리하고 기존 병원 시스템의 간호·의료 정보를 불러온다. 생성형 음성기록 제품 ‘Puzzle Gen’도 외래·회진·수술·응급 환경에서 기록과 요약, EMR 입력을 지원하도록 설계됐다. 다만 이는 제품 기능과 도입 사실에 대한 설명이며, 실제 시간 절감률이나 오류 감소 효과는 독립 평가가 더 필요하다.

업무 흐름 중심 접근은 도입 기준도 바꾼다. 음성인식률이나 모델 성능만 비교해서는 부족하다. 기존 EMR과의 연동 범위, 의료진의 최종 확인 절차, 장애 발생 때 수기 업무로 돌아갈 수 있는지, 환자정보가 어디에서 처리·저장되는지를 함께 따져야 한다. 특히 생성형 AI가 만든 기록은 의료진의 승인 전까지 초안으로 취급하고, 누가 언제 수정했는지 추적할 수 있어야 한다. 복지부도 AI 의료서비스의 적정 보상 체계와 의료 AI 윤리 지침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 확인 항목 | 확정 내용 | 근거 |
|---|---|---|
| 정부 전략 | 지능형 병원정보시스템 개발, 책임의료기관 72곳 연결 추진 | 보건복지부·정책브리핑 |
| 병원 적용 | 서울성모병원, 2026년 2월부터 Voice ENR 전 병동 운영 | 퍼즐에이아이 공식 게시물 |
| 제품 범위 | 음성·바코드 기반 간호기록과 병원 시스템 정보 호출 지원 | Voice ENR 공식 설명 |
의료 AI의 다음 승부처는 더 많은 기능을 붙이는 데 있지 않다. 의료진이 환자를 보던 흐름을 끊지 않으면서 반복 입력을 줄이고, 결과의 책임과 검증 절차를 분명히 하는 데 있다. 병원은 시범 도입 단계부터 기록 작성 시간, 수정률, 장애 빈도, 환자정보 처리 방식 같은 지표를 공개적으로 관리해야 한다. 연결성이 편의성을 넘어 안전성과 지속 가능한 운영으로 이어질 때 ‘AI 병원’이라는 이름도 실질을 갖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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