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오는 17일 상하이에서 개막하는 세계인공지능대회(WAIC)를 앞두고 인공지능(AI) 산업 전반의 성과를 잇달아 공개하며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다. 9일 신화통신 등 중국 언론에 따르면, 산업·정보기술 정책을 총괄하는 공업정보화부는 최근 기자회견에서 올해 휴머노이드 로봇 완성품의 연간 생산량이 10만 대를 돌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는 지난해 출하량인 약 1만 8,000대 대비 5배 급증한 수치다. 중국 내 주요 제조기업의 AI 도입률도 30%를 넘어서며 제조 현장에 AI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산업 규모도 가파르게 커지고 있다. 국가발전개혁위원회는 지난해 중국 AI 관련 산업 규모가 1조 위안을 넘어섰으며 올해도 30% 이상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주요 업종의 AI 보급률은 이미 80%를 넘었고, 일평균 토큰 호출량은 수백조 개에 달한다. 중국 정부가 이런 수치를 연달아 공개한 것은 자국 최대 AI 행사인 WAIC 개막을 앞두고 AI 굴기를 대내외에 과시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2018년 출범한 WAIC는 해마다 중국 AI 산업의 최신 성과를 선보이는 무대로 자리 잡았다.
올해 WAIC에서는 화웨이의 대규모 서버 클러스터 ‘아틀라스 950’의 실물이 처음 공개될 예정이다. AI 모델 학습과 서비스 운영에 필요한 대규모 연산을 처리하는 이 시스템은 지난해 공개된 클라우드매트릭스 384의 후속작이다. 전작 클라우드매트릭스 384는 엔비디아 최고 사양 제품과 맞먹는 성능을 구현했다는 평가를 받으며, 미국 수출 규제 속에서도 중국이 독자적인 AI 컴퓨팅 생태계를 구축할 수 있음을 보여준 바 있다.
AI 에이전트 스마트폰도 베일을 벗는다. 중흥통신(ZTE) 계열 브랜드 누비아와 바이트댄스가 협력해 개발한 이 제품은 사용자가 음성으로 지시하면 AI가 쇼핑앱 여러 개를 동시에 열어 가격을 비교하고 최저가로 주문까지 완료한다. 예약·티켓 구매 등 앱을 넘나드는 복잡한 작업을 AI가 처음부터 끝까지 수행한다는 점을 차별화 요소로 내세웠다. 이 밖에 메모리와 연산 회로를 물리적으로 가깝게 배치해 데이터 처리 속도와 전력 효율을 동시에 높인 근거리 연산 3D 칩도 처음 공개된다.
중국은 연구·학술 분야에서도 주도권 확보에 나섰다. 올해 처음 마련된 WAIC 국제학술회의는 컴퓨터과학계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튜링상 수상자 야오치즈 칭화대 인공지능학원장이 의장을 맡았으며, 11개 국가·지역에서 284편의 논문이 접수됐다. ‘강화학습의 아버지’로 불리는 리처드 서튼과 ‘딥러닝 3대 거장’ 중 한 명인 요슈아 벤지오 등 세계적 석학도 참석한다. 기술 성과를 넘어 학술 분야에서도 글로벌 리더십을 확보하려는 행보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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