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부유층 가정들이 AI 시대에 걸맞은 교육을 찾아 전통적인 사립학교 대신 AI 튜터 중심의 신개념 학교로 옮겨가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 보도에 따르면, 이들 가정은 AI가 경제 구조를 근본적으로 바꿀 것이며 기존 교육 방식으로는 대응할 수 없다고 판단해, 교사를 ‘가이드’나 ‘코치’로 부르고 각 학생에게 맞춤형 커리큘럼을 제공하는 AI 튜터를 활용하는 학교를 선택하고 있다.
대표 사례로 꼽히는 텍사스 오스틴의 알파스쿨은 12년 전 설립됐으며, 하루 2시간의 AI 튜터링 이후 프로젝트 기반 워크숍을 진행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AI 플랫폼이 학생의 학습 몰입도를 실시간으로 추적해 수업 내용을 조정하며, 연간 학비는 최대 7만5000달러에 달한다. 학교 측 대변인 애나 다블랑테스에 따르면 현장 교육 담당 인력의 연봉은 6자리 수준이다. 알파스쿨은 2025년 샌프란시스코와 뉴욕을 포함해 8곳의 신규 캠퍼스를 열었고, 팰로앨토와 말리부 등에 20곳 가까운 캠퍼스를 추가로 준비 중이다. 억만장자 빌 애크먼도 이 학교의 유명 지지자 중 한 명으로 알려졌다.
전통적인 학교들은 AI를 어떻게 다뤄야 할지에 대한 답을 아직 찾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2만6000명 이상의 학생을 대상으로 한 중국의 한 연구에서는 AI로 숙제를 한 학생들의 과제 속도와 점수는 높아졌지만, 시험 성적은 최대 24%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장기간 AI를 사용한 학생 중 약 81%는 사고 과정 자체를 AI에 맡긴 것으로 조사됐으며, UC버클리 연구도 비슷한 결론에 도달했다. 알파스쿨과 같은 서비스는 이런 공백을 메우기 위해 AI를 학습 과정에 의도적으로 결합하려 한다는 평가를 받는다.
다만 연간 학비 7만5000달러는 부유층만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어서, AI 시대 교육에서도 계층 격차가 심화되고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샌프란시스코에서는 6자리 연봉을 받는 고소득자조차 주거비를 감당하기 버거운 반면, 오픈AI 한 곳에서만 지난해 가을 75명의 백만장자가 탄생했다는 보도도 있었다. 다만 정규 교육 바깥에서는 AI가 오히려 학습 격차를 줄이는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인터넷만 연결되면 누구나 인내심 있게 설명해주는 개인 교사를 24시간 이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다. 결국 관건은 이를 제대로 활용할 수 있는 역량을 학교가 먼저 가르칠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