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가 클라우드 시장 진출을 검토한다는 소식에 마이크론테크놀로지, SK하이닉스, 삼성전자 등 반도체 관련주가 일제히 출렁였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를 AI 반도체 수요가 꺾인 신호로 보기보다는, 빅테크가 이미 확보한 그래픽처리장치(GPU)를 회수하는 방식이 바뀌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놨다. AI 인프라 경쟁의 초점이 ‘얼마나 많이 사느냐’에서 ‘사놓은 GPU를 얼마나 효율적으로 굴려 수익을 내느냐’로 옮겨가고 있다는 분석이다.
메타는 아마존·마이크로소프트·구글 등 4대 하이퍼스케일러 가운데 유일하게 클라우드 사업이 없는 곳으로, 초인공지능(ASI) 개발을 내걸고 올해에만 최대 1450억 달러의 자본지출을 예고한 상태다. 경쟁사들이 제3자 판매 수수료로 AI 투자 비용을 상쇄하는 것과 달리 메타의 회수 창구는 광고 사업 하나뿐이어서, 과잉투자 논란이 유독 메타에 집중돼 왔다. 업계에서는 스페이스X가 이미 앤트로픽에 GPU 22만개를, 알파벳에 11만개를 각각 월 단위 계약으로 공급하며 연 환산 260억 달러 이상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는 점을 근거로, 잉여 컴퓨팅 자원이 곧바로 현금화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일각에서는 이번 움직임을 투자 축소 신호로 해석하지만, 메타는 최근에도 대규모 데이터센터 계약을 체결하고 구글에 추가 클라우드 용량을 요청하는 등 확충을 이어가고 있다. 임대 검토 대상은 A100·H100 등 구세대 GPU 중심으로 알려져, 최신 블랙웰 수요와는 별개로 이미 확보한 구형 자산의 활용도를 높이려는 자본 효율화 전략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메타는 앞서 인도 릴라이언스와 대규모 AI 데이터센터 협약을 맺는 등 데이터센터 확충을 지속해 왔으며, 국내 클라우드 업계에서는 오픈AI·앤트로픽 같은 서비스 기업에 자원을 재판매하는 네오클라우드식 모델이 검토될 가능성도 거론된다.
반도체주 동반 하락에 대해서는 과잉 반응이라는 평가가 우세하다. 국내 증권가 애널리스트들은 이번 사태를 딥시크·터보퀀트 사태와 유사한 단기 노이즈로 규정하며, 실제 AI 수요와 실적 둔화가 현실화하지 않았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국내 반도체 수출 증가율도 아직 꺾이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다만 반도체 비용 부담이 계속 커지는 만큼, 빅테크들이 내년 이후에도 현재 수준의 투자 속도를 유지할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는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한편 컴퓨팅 자원이 본격적으로 상품화되는 흐름도 감지된다. 세계 최대 파생상품 거래소인 미국 CME그룹은 올해 안에 세계 최초의 ‘컴퓨트 선물(Compute Futures)’ 상품을 출시한다고 밝혔으며, 중국 상하이시도 정부 차원에서 컴퓨트 선물 도입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에서는 빅테크 투자 평가의 초점이 앞으로 투자 규모에서 회수 속도와 효율성으로 옮겨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