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를 둘러싼 논란으로 ‘스마트폰 이후’의 인공지능(AI) 기기 시장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스페이스X가 최근 투자자들에게 새로운 AI 기기 시제품을 선보였다고 보도했다. 아이폰보다 얇은 스마트폰 형태로 자체 운영체제와 머스크의 AI 기업 xAI 기술을 탑재할 것이라는 내용이었다. 머스크는 이를 두고 “완전히 거짓”이라고 반박했지만, 진위와 별개로 차세대 기기 경쟁이 본격화하고 있다는 신호로 읽힌다.
논쟁의 핵심은 스마트폰이 과연 AI를 쓰기에 가장 적합한 형태인가에 있다. 사용자를 대신해 작업을 수행하는 AI 에이전트는 주변 상황을 보고 듣고 기억할수록 유용해진다. 주머니에서 꺼내 화면을 켜고 앱을 실행해야 하는 스마트폰보다, 시야와 음성을 자연스럽게 인식하는 새로운 기기가 더 어울린다는 주장이 나오는 이유다. AI 비서를 상시 곁에 두려면 기기 형태 자체가 바뀌어야 한다는 것이다.
가장 먼저 현실화되는 형태는 안경이다. 안경은 사용자의 시선과 주변 환경을 자연스럽게 읽어 AI 비서의 ‘눈과 귀’ 역할을 하기 쉽다. 선두 주자인 메타는 스마트글라스의 사진 촬영, 음성 명령, 실시간 AI 응답 기능을 강화하고 있다. 구글도 삼성전자와 손잡고 제미나이 기반의 지능형 안경 출시를 준비 중이다. 시선이 닿는 곳을 그대로 인식하는 안경형 기기가 차세대 폼팩터의 유력 후보로 꼽힌다.
다만 AI 기기 시장은 아직 성공 공식을 찾지 못했다. 화면 없는 ‘AI 핀’처럼 스마트폰을 대체하겠다고 나선 제품들은 기대만큼 대중화되지 못했다. 머스크의 부인으로 이번 논란은 해프닝에 그쳤지만, 빅테크가 꾸준히 차세대 기기를 실험하고 있다는 사실만은 분명하다. AI 시대의 경쟁 구도는 이제 누가 ‘아이폰 이후의 아이폰’을 만들 것인가로 옮겨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