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 스페이스X 창업자가 올해 초 다보스 세계경제포럼에서 “AI를 놓기에 가장 저렴한 장소는 우주가 될 것이며, 이는 2~3년 안에 현실이 될 것”이라고 밝힌 이후, 스페이스X는 실제로 저궤도(500~2000km 상공)에 최대 100만 대 규모의 위성 데이터센터 군집을 구축하겠다는 신청서를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에 제출했다. 기업공개(IPO) 사흘 전에는 머스크가 신규 위성 데이터센터 ‘AI-1’의 초기 설계 사양을 직접 공개하기도 했다. IEEE 스펙트럼은 이 같은 구상이 향후 3년 안에 지상 데이터센터 대비 비용 경쟁력을 갖출 것이라는 머스크의 주장과 달리, 수년 안에는 경제성이 성립하기 어렵다고 짚었다.
보도는 머스크가 일정 전망에서 과장된 발언을 반복해온 이력을 지적했다. 2017년까지 완전자율주행차 상용화, 2024년 화성 유인 임무, 2025년 말까지 옵티머스 휴머노이드 로봇 1만 대 등 실현되지 않은 약속들이다. 현재 궤도상에는 약 1만4500기의 활성 위성이 떠 있으며, 이 가운데 3분의 2가량이 스페이스X의 스타링크 위성이다. 위성 데이터센터 100만 대를 실제로 배치하려면 발사 빈도와 위성 제조 능력이 지금보다 천문학적으로 늘어나야 한다. 최대 60기를 실을 수 있는 스타십으로 100만 대를 저궤도에 올리려면 발사만 1만6666회가 필요한데, 2025년 스페이스X의 연간 발사 횟수가 165회였던 점을 감안하면 그 10배 속도로 쏘아 올려도 10년이 걸린다는 계산이다. 위성 제조 역시 스타링크의 현재 연간 생산량인 약 4000기에서 10배로 늘려도 100만 대를 채우는 데 약 25년이 소요될 것으로 추산됐다.

기술적 난제도 만만치 않다. 스타트업 스타클라우드가 FCC에 8만8000기 규모의 궤도 데이터센터 위성군을 신청하며 시험용으로 엔비디아 H100 GPU 1기를 우주로 보냈으나, 방열판 성능이 부족해 GPU를 최대 출력으로 가동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H100 한 대는 700와트를 소모하는데, 섭씨 60도 기준으로 이를 식히려면 1.4제곱미터 크기의 방열판이 필요하다. 40킬로와트급 서버 랙 하나에는 80제곱미터, 100메가와트급 데이터센터에는 방열판 2500개가 필요한 셈이다. 거대한 방열판을 단 위성 수백만 대가 밤하늘의 별빛을 가릴 수 있다는 천문학계의 우려도 제기된다.
업계 분석가들의 시각은 엇갈린다. 테크놀로지 스트래티지 파트너스의 마이클 피어스는 스페이스X가 이미 보유한 스타링크 레이저 통신망을 신규 진입자가 단기간에 복제하기 어렵다는 점을 들어 5~10년 안에 궤도 데이터센터가 지상과 비용 경쟁력을 맞출 가능성을 제시하면서도, 훈련보다는 추론 작업에 국한될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 AI 전략가 매트 하산은 이번 발표가 우주 데이터센터의 근본 논리 자체를 바꾸지는 않지만, 개념이 이론적 논의에서 실제 공학·자본 투자 단계로 넘어가고 있다는 신호라고 평가했다. 발사 비용과 유지보수, 열관리, 지연시간에 민감한 작업 등 풀리지 않은 질문이 많지만, 주요 업계 플레이어들이 이제 이 질문들에 자원을 투입할 의지를 보이고 있다는 점 자체가 의미 있는 변화라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