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 35만 명의 미국 버지니아주 헨리코 카운티(Henrico County)가 AI 데이터센터 붐의 역설적 결과를 마주하고 있다. 카운티 매니저 존 비툴카스(John Vithoulkas)는 6월 26일 전기요금이 다음 회계연도에 25% 급등해 약 500만 달러의 추가 비용이 발생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에 따라 카운티는 직원들에게 블라인드를 내리고 컴퓨터를 끄는 등 절전 조치를 취하도록 지시했으며, 7월 1일부터 새로운 요금 체계가 적용된다.
헨리코 카운티는 워싱턴 D.C.에 가깝고 가용 토지가 넓어 데이터센터 허브로 성장했다. 현재 37개의 데이터센터가 운영 중이며 17개가 추가 건설 예정이다. 메타는 2017년 이곳에 대형 시설을 세운 바 있다. 카운티가 세수와 고용 창출 효과를 기대하며 데이터센터를 적극 유치한 결과, 전력 수요가 폭증해 지역 전체의 전기요금을 끌어올리는 상황이 빚어졌다. 심지어 남북전쟁 격전지였던 수백 에이커의 부지를 데이터센터로 전환하는 계획도 추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 사례는 AI 인프라 확장이 지역 사회에 미치는 에너지 비용 부담을 단적으로 드러낸다. 데이터센터는 24시간 냉각 및 운영에 막대한 전력을 소모하며, 그 비용은 결국 지역 공공기관과 주민에게 전가된다. 학교와 정부 기관이 절전을 요구받는 동안 데이터센터 사업자들은 안정적인 전력 공급을 전제로 증설을 계속하는 구조다. 미국 전역에서 AI 수요에 따른 전력망 부하가 가중되면서, 헨리코 카운티의 사례는 데이터센터 입지 정책과 에너지 비용 분담 방식을 재검토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 문제는 국내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데이터센터 건설이 몰리면서 전력 계통 부담과 지역 주민 반발이 이미 현안으로 떠올랐고, 정부와 지자체는 데이터센터 분산 배치와 전력 인프라 확충을 놓고 조율을 이어가고 있다. AI 산업 육성에 대규모 투자가 예고된 만큼, 전력 공급 능력과 요금 분담 체계를 함께 설계하지 않으면 헨리코 카운티와 유사한 갈등이 국내에서도 반복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