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AI 붐으로 촉발된 메모리 반도체 글로벌 공급 부족, 이른바 ‘램게돈(RAMageddon)’에 대응하기 위해 사상 최대 규모의 투자 계획을 내놨다. 6월 29일 이재명 대통령이 참석한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발표된 한국의 국가 AI 산업 투자 계획은 반도체·AI 데이터센터·물리 AI 세 분야를 축으로, 삼성과 SK하이닉스를 포함한 국내 기술·에너지 기업들의 총 9,000억 달러 이상 투자 약정을 담고 있다.
투자 규모를 분야별로 보면, 호남 지역 신규 메모리 팹 4개 건설에 5,180억 달러(약 800조 원)가 배정됐고, HBM(고대역폭 메모리) 패키징 허브 구축에 520억 달러가 투입된다. 여기에 SK, GS, 네이버 등 국내 기술·에너지 기업이 2035년까지 AI 데이터센터 구축에 3,560억 달러를 쓰기로 했다. 삼성전자는 향후 10년간 2,655조 원(약 1.7조 달러) 투자를 발표하며 광주 반도체 팹과 해남 AI 데이터센터 건립 계획을 구체화했고, SK그룹은 중장기 2,100조 원 투자 로드맵을 제시했다.

이 대통령은 기존 용인·평택 반도체 시설이 “이미 한계에 달했다”며 서남권 투자 가속을 촉구했다. 동시에 기업들이 자체 판단에 따른 투자 결정임을 강조했다. 한편 미국 기술 대기업인 알파벳·아마존·메타·마이크로소프트가 올해 AI 인프라에만 6,500억 달러를 집행할 예정인 점을 고려하면, 이번 한국의 투자 규모도 글로벌 경쟁 수준에서 유의미한 비중을 차지한다. RAMageddon은 AI 모델 학습과 추론에 필수적인 HBM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면서 전 세계 메모리 공급이 이를 따라잡지 못해 발생한 현상으로, 삼성·SK하이닉스·마이크론 모두 기록적인 수요를 경험하고 있다.
다만 반도체 팹 건설에는 통상 수년이 소요되기 때문에, 시설이 완공될 시점에 AI 수요 사이클이 어떻게 변할지가 변수다. 수요가 꺾일 경우 공급 과잉과 가격 하락 리스크가 따른다. 이번 투자가 장기 AI 인프라 경쟁력 확보 전략인 동시에 상당한 시장 예측 리스크를 내포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