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결제은행(BIS, 중앙은행들의 중앙은행)이 현재의 AI 투자 붐에 역사적 경고를 담은 보고서를 발표했다. BIS는 운하·철도·인터넷 등 인류 역사상 경제 구조를 바꾼 기술 혁명이 예외 없이 실제 수익이 가시화되기 훨씬 전에 과잉 투자를 불러왔고, 그 결과 경기 침체를 동반한 투자 반전으로 끝났다는 점을 상기시켰다. BIS는 “현재 AI 투자 붐의 규모와 속도, 그리고 대규모 생산성 도약에 대한 기대가 이 같은 선례와 닮아 있어 단기 하방 위험을 부각시킨다”고 밝혔다. 수익이 기대에 못 미칠 경우 지금의 지출 급증이 “장기간 지속되는 투자 침체”로 전환될 수 있다는 경고도 담겼다.
BIS가 주목하는 위험 경로는 복합적이다. 투자자들은 AI를 주도할 것으로 기대되는 기업들의 밸류에이션을 대폭 끌어올렸고, 대출 기관들은 전례 없는 규모의 인프라 구축에 자금을 공급하고 있다. AI 수익성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면 하이퍼스케일러(대형 클라우드 사업자)들이 지출을 축소할 수 있고, 이는 붐에 맞춰 부채를 늘린 엔지니어링 회사·데이터센터 개발업자 등 공급망 전체에 충격을 준다. 특히 빠르게 성장한 민간신용(사모대출) 시장에서는 AI 차입 기업에 노출된 직접 대출 펀드들이 이미 환매 요청에 직면해 일부가 자산 청산에 나서는 사례가 나타나고 있다. 미국 증시가 글로벌 주식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는 점을 감안할 때 미국발 자산 재평가가 전 세계 부(富)에 미치는 충격이 크게 증폭될 수 있다고 BIS는 분석했다.
BIS 보고서는 AI 붐 자체가 틀렸다는 주장이 아니라, 이 사이클을 헤쳐나가는 과정에서 정책 당국이 동시에 맞닥뜨린 조건들—완고한 인플레이션·재정 압박·반복되는 공급 충격—이 전례 없는 복합 위험을 형성한다는 점을 경고한다. 현재의 AI 투자 생태계는 하이퍼스케일러·공급업체·민간 대출 기관이 부채와 점점 불투명해지는 금융 구조로 긴밀하게 연결돼 있어 하나의 이상 신호가 전파될 경로가 과거보다 훨씬 많다는 것이 핵심 우려다. 한편 AI가 시장이 기대하는 수준의 생산성 향상을 실현할 경우 이 위험 시나리오는 현실화되지 않을 수 있다고 BIS는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