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험실 연구원이 트랜지스터의 단자 하나를 연결하는 것을 깜박한 실수가 뉴로모픽(neuromorphic) 컴퓨팅 분야의 새로운 돌파구로 이어졌다. 연구팀은 표준 CMOS 공정으로 제작된 보통 MOSFET(금속-산화물-반도체 전계효과 트랜지스터) 한 개가 인공 뉴런과 시냅스를 동시에 구현할 수 있다는 사실을 우연히 발견했다. 이 소자는 NSRAM(뉴로시냅틱 랜덤 액세스 메모리·neurosynaptic random-access memory)으로 명명됐다.
발견의 핵심은 MOSFET의 넷째 단자인 벌크(bulk) 단자였다. 일반 동작에서는 접지에 연결되지만, 연구원이 이 단자를 플로팅(미연결) 상태로 놔뒀을 때 충격 이온화로 발생한 정공(hole)이 벌크에 축적되며 전류 급등 후 자기 이완하는 생물학적 뉴런의 활동 전위(action potential)와 흡사한 히스테리시스 루프가 나타났다. 벌크 단자에 저항을 연결하는 방식으로 이 발화 임계 전압을 제어하면 모든 소자가 동일한 전압에서 발화하며 편차가 거의 없다는 것도 확인됐다. 같은 MOSFET이 시냅스로도 작동한다는 것은 별도 실험에서 추가로 확인됐다. 특정 벌크 저항값에서 충격 이온화 전하 일부가 게이트 유전층에 포획되며 소자의 전도도가 안정적으로 조정됐다. 연구팀은 이 현상이 1,000만 사이클 내내 단 한 건의 오류도 없이 재현됐으며, 다른 파운드리에서 제조한 칩에서도 100% 수율로 반복됐다고 밝혔다.
이 결과가 주목받는 이유는 기존 뉴로모픽 접근법의 한계를 정면 돌파했기 때문이다. 현재 산업 수준에서 인공 뉴런 하나를 구현하려면 수십 개에서 수백 개의 MOSFET을 연결해야 하지만, NSRAM은 뉴런과 시냅스를 각각 단 한 개 또는 두 개의 트랜지스터로 처리한다. 기존 뇌 모방 마이크로칩은 이미 같은 연산 기준으로 GPU·CPU 대비 1,000배 수준의 전력 절감을 달성하고 있는데, NSRAM은 구현 밀도를 크게 높여 더 큰 시스템으로 확장할 가능성을 열었다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 참고로 최신 GPU는 동작 중 개당 최대 1,000W를 소모하는 반면, 인간의 뇌는 비슷한 연산에서 GPU보다 약 100만 배 에너지 효율이 높다.
연구팀은 현재 특허 출원과 논문 작성을 마친 상태이며, 컴퓨터 모델 개선과 회로·시스템 수준 시뮬레이션, 다중 제조 라운드를 통한 성능 최적화가 과제로 남아 있다고 설명했다. 이 기술이 완성되면 배터리로 구동하는 기기의 엣지 AI(edge AI)부터 시작해, 장기적으로는 데이터센터 GPU와도 경쟁할 수 있는 뇌 모방 칩으로 발전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NSRAM은 표준 실리콘 제조 라인과 완전히 호환된다는 점에서 상용화 가능성이 기존 실험적 소자들보다 현실적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