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유일의 대규모 메모리 반도체 제조사 마이크론 테크놀로지(Micron Technology)가 AI 데이터센터 붐으로 인한 메모리 공급 부족의 최대 수혜자로 떠올랐다. 6월 25일 장중 시가총액이 1조 3980억 달러까지 치솟으며 메타(1조 3920억 달러)와 테슬라를 순간적으로 추월했다. 금요일 종가 기준으로는 마이크론 1조 2700억 달러, 메타 1조 3900억 달러, 테슬라 1조 4200억 달러로 재정렬됐으나, 불과 한 달 전까지 주가 100달러 아래를 맴돌던 기업이 한 달 만에 236% 급등해 주당 1132달러를 기록한 사실 자체가 시장에 강한 충격을 안겼다.
열풍의 배경에는 AI 서버 메모리 수급 대란이 있다. AI 서버 한 대에는 노트북 대비 수십 배의 시스템 메모리가 필요하며, 특히 고대역폭 메모리(HBM)는 엔비디아·마이크로소프트·구글·메타·아마존 AWS 등이 대량 매입하면서 공급 부족이 심화됐다. 이른바 ‘RAMageddon(램아게돈)’으로 불리는 이 현상은 2027년까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마이크론은 이 흐름을 실적으로 증명했다. 3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배 증가한 414억 5000만 달러를 기록했고, 순이익은 18억 8000만 달러에서 282억 달러로 폭증했다. 4분기 매출 가이던스는 490억~510억 달러로 제시됐다.
마이크론이 ‘이번엔 다르다’고 강조하는 근거는 장기 공급 계약이다. 엔비디아와 앤트로픽을 포함한 데이터센터·소비자·자동차 시장 부문 16개 전략 고객과 5년(2026~2030년) 단위의 취소 불가능한 계약을 체결했다. 총 누적 매출 규모는 약 1000억 달러에 달하며 이미 220억 달러 이상의 재무 약속을 확보했다. HBM 시장에서도 2분기 기준 21% 점유율로 삼성전자(17%)를 제치고 2위에 올랐다. 11Gbps 속도의 HBM4 샘플 출하를 시작했으며, 2026년 전체 HBM 생산량이 완판될 것이라고 밝혔다. UBS는 목표 주가를 1625달러로 제시했는데, 이는 향후 12개월 내 시가총액 1조 8000억 달러 돌파 가능성을 시사한다.
메모리 반도체 업계에는 생산 시설 증설에 막대한 시간과 비용이 들고 수요가 급감하면 공급 과잉으로 이어지는 오랜 주기가 반복돼 왔다. 마이크론과 삼성전자, SK하이닉스가 수십 년간 이 굴레에 갇혀 있었다. 취소 불가능한 장기 계약 구조가 이 주기를 끊어낼 수 있을지가 향후 마이크론의 가치를 결정할 핵심 변수다. 2028년까지 버지니아주 매나사스 공장 20억 달러 증설을 포함한 투자가 진행되고 있지만, 글로벌 운영 총괄은 공장 증설 자금이 그 기간 내에 실제 생산량으로 전환되지 않아 공급-수요 격차가 크게 줄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한다. 수십 년간 범용 부품 취급을 받던 메모리 칩이 AI 시대의 핵심 자원으로 전환되면서, 마이크론이 이 지위를 얼마나 오래 유지할 수 있을지에 시장의 시선이 집중돼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