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첨단 AI 모델 수출 통제 조치가 장기화되면서 아시아 IT 기업들이 미국산 AI의 공백을 겨냥한 대체 모델을 잇달아 시장에 내놓고 있다. 앤트로픽의 고성능 보안 AI 모델 ‘미토스(Mythos)’에 트럼프 행정부가 비미국인의 접근을 제한하면서 발생한 공급 공백이 아시아 경쟁사들에게 진입 기회로 작용하고 있다.
중국 사이버보안 기업 360은 앤트로픽 미토스에 대응하는 사이버보안 특화 AI 도구 ‘투롱펑’을 공개했다. 360은 취약점 탐지 AI를 국가 전략 자산으로 규정하고, 미국 중심의 기술 독점 리스크에 맞서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편 일본 도쿄 소재 AI 스타트업 사카나 AI(Sakana AI)는 앤트로픽 최신 모델과 동등한 수준을 표방하는 차세대 모델 ‘후구(Fugu)’를 선보였다. 사카나 AI는 미국 수출 규제 위험 없이 고성능 기능을 이용할 수 있는 대안임을 내세우며 단일 국가 인프라 의존 분산을 강조했다.
중국 지푸AI(Z.ai)의 GLM-5.2도 일부 사이버보안 항목에서 앤트로픽 미토스와 대등한 성능을 보였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보도했다. 연간 환산 매출이 470억 달러를 넘어서며 빠르게 성장하던 앤트로픽이 미국 정부의 제재에 묶인 사이, 현지 언어와 문화에 특화된 한·중·일 아시아 기업들이 그 공백을 빠르게 채우는 양상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6월 12일 외국 국적자의 미토스·페이블 접근을 금지하는 수출통제 지침을 내렸고, 일반 공개 모델인 페이블은 2주 넘게 전면 차단된 상태가 이어지고 있다.
아시아 기업들의 빠른 진입은 미국 규제가 자국 기업의 발만 묶고 경쟁국에는 반사이익을 안기는 구도를 드러낸다. 미국이 첨단 모델 접근을 제한하는 동안에도 중국으로 향하는 AI 반도체 수출은 그대로 열려 있어 ‘반쪽짜리 규제’라는 비판이 나온다. 특히 GLM-5.2처럼 오픈소스로 풀린 모델은 누구나 내려받아 안전장치를 떼고 개조할 수 있어 통제 자체가 무력해진다는 지적도 있다. 미국 정부의 첨단 AI 규제가 미국 기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약화시키고 시장 주도권을 아시아 대항마에 넘기는 결과로 이어지고 있다는 우려가 업계 안팎에서 제기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