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HR)가 그 어느 때보다 비인간적으로 느껴지는 시대가 됐다. 채용 전문 매체에 인용된 마이퍼펙트리쥼(MyPerfectResume) 조사에 따르면 고용주의 73%가 채용 결정에 AI를 활용하며, 약 65%는 사람이 검토하기 전에 AI가 지원서를 자동으로 탈락시킨다고 답했다. 반대편에서도 교육기관 지스크(Jisc)의 설문에서 젊은 구직자의 73%가 이력서 편집·작성이나 자기소개서 작성에 AI를 쓴다고 응답했다. 결국 품질이 제각각인 AI가, 다른 AI 도구로 만든 지원서를 심사·탈락시키는 구조가 형성된 것이다. 채용 전문업체 하비내시(Harvey Nash)의 잭 케이펠 디렉터는 단순 키워드 검색에 의존하는 시스템부터 의미와 맥락, 업무의 ‘방식’까지 읽어내는 고급 모델까지 정교함의 편차가 크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이 공통으로 꼽은 통과 전략의 첫 번째는 AI에 맞서지 말고 AI와 협력하라는 것이다. 우선 AI 선별 도구가 읽지 못하는 포맷을 피해야 한다. 이미지 파일이나 평면화된 PDF는 AI가 텍스트를 전혀 추출하지 못해 ‘빈 이력서’로 읽힐 수 있고, 2단 레이아웃도 덜 정교한 모델을 혼란시킨다. 표준 텍스트 기반 PDF나 워드 문서에 단순한 구성을 쓰는 것이 안전하다. 둘째, 키워드와 맥락의 균형이다. 케이펠은 도구·언어·방법론을 설명 없이 나열하는 ‘키워드 채우기’가 IT 직군에서 특히 흔한 실수이며 AI와 사람 모두에게 위험 신호라고 지적했다. 핵심 키워드에 그 기술을 어떻게 썼고 어떤 영향을 냈는지 맥락을 더해야 경험의 깊이가 전달된다. 셋째, AI로 이력서를 ‘대신 쓰지’ 말고 ‘다듬는’ 데만 써야 한다. 철자 불일치, 1인칭과 3인칭 혼용, 모든 경력에 동일한 구조 사용은 전부 AI가 통째로 작성했다는 신호로 읽힌다.
두 번째 전략은 반복 가능한 사업 성과를 보여주는 것이다. 라스본스 자산운용(Rathbones Asset Management)의 스티븐 우드 최고운영책임자(COO)는 대부분의 지원자가 자신이 ‘수행한 업무’에 집중하지만, 관리자가 알고 싶은 것은 그 일이 어떤 실질적 이익을 냈는지, 그리고 다른 환경에서도 비슷한 성과를 낼 수 있는 구조화된 프로세스를 갖췄는지라고 말했다. 그는 버즈워드만 잔뜩 든 AI 작성 이력서보다 명확한 사업적 이익을 보여주는 지원서가 훨씬 돋보인다고 강조했다. 케이펠 역시 기술직이라도 무엇을 만들었는지 나열하는 데 그치지 말고 비용 절감, 효율 향상, 매출 성장, 사용자 경험 개선 같은 가치 창출 근거를 제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세 번째는 인간적 접점을 더하는 것이다. 화상회의 기업 줌(Zoom)의 영국·아일랜드 총괄 루이즈 뉴버리스미스는 자사도 지원서 분석에 AI를 쓴다고 인정하면서, 자신의 역량과 직무 요건을 긴밀하게 연결해 ‘출제된 문제에 정확히 답하는’ 것이 다음 단계로 가는 핵심이라고 말했다. 동시에 그는 표준 지원 절차만 따르지 말고 그 직무가 중요한 사람에게 직접 연락해 자신을 알리는 방식도 고려하라고 권했다. 케이펠도 채용 담당자나 채용 관리자에게 링크트인으로 지원 사실과 지원 이유를 담은 간단한 개인화 메시지를 보내면 수백 명의 지원자 사이에서 두드러질 수 있다고 조언했다. AI가 지배하는 채용에서도 진정성 있는 인간적 연결이 일반적인 AI 보조 지원서와 자신을 가르는 차별점이 된다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