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로 메모리 생산 역량이 서버용 칩에 집중되면서 소비자 전자기기용 메모리 공급 부족과 가격 급등이 현실화되고 있다. 미국 데이터센터 하드웨어 재판매 업체 서큘러테크놀로지에 따르면 마이크론의 데이터센터용 메모리 칩 1개 계약 가격은 지난 1년 사이 350달러에서 1,300달러로 약 4배 상승했다. 업계에서는 이를 ‘칩플레이션(Chipflation)’이라 부르며, 그 여파가 PC·게임 콘솔 등 소비자 제품 가격 인상으로 이어지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MS)는 6월 16일 새 서피스 프로(Surface Pro) 13인치와 13.8인치 모델을 각각 1,499달러, 1,599달러에 출시했다. 전작 대비 각각 500달러, 600달러 인상된 금액이다. MS는 두 달 전부터 “메모리 및 부품 가격 상승으로 제품 가격을 업데이트하고 있다”고 예고한 바 있다. 일본 닌텐도는 스위치 2(Switch 2) 출시 가격을 499달러로 책정해 전작보다 50달러 올렸고, 소니는 플레이스테이션 5 프로(PS5 Pro) 가격을 4월부터 750달러에서 900달러로 높였다. 애플 최고경영자(CEO) 팀 쿡도 최근 가격 인상을 공식화했다.
제조 업계에서는 메모리 부족이 PC 시장 수요 위축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인텔 최고재무책임자(CFO) 데이비드 진스너는 “하반기 PC 수요 약화에 대비해 사업 계획을 신중히 조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소니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제출 자료에서 메모리 부족 대응책으로 할인 행사를 최소화해 판매량을 낮추겠다는 계획을 밝혔으며, 차세대 플레이스테이션 출시 시점을 1~2년 늦출 가능성도 업계에서 거론되고 있다.
소비자들은 가격 인상 충격을 피하기 위해 신제품 대신 중고·리퍼 제품을 대안으로 삼는 추세가 뚜렷해지고 있다. 시장조사 업체 카운터포인트 리서치는 “중고 시장이 그 어느 때보다 많은 이들에게 매력적인 출발점이 됐다”고 평가했다. AI 인프라 수요와 소비자 가전 공급 사이의 메모리 쟁탈전은 하반기에도 지속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