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미시간주 입실란티 타운십(Ypsilanti Township)의 이사회가 미시간 대학교와 로스앨러모스 국립연구소(Los Alamos National Laboratory)가 추진 중인 대규모 AI 데이터센터 건설 계획에 전면 반대를 선언했다. 이 데이터센터는 핵무기 시뮬레이션을 포함한 연구 목적으로 설계됐으며, 6월 16일 열린 공청회에서 주민 수백 명이 강한 반대 의사를 표명했다. 이사회 감독관 브렌다 스텀보는 “이 계획은 우리 지역 사회와 미래에 해를 끼친다. 끝까지 싸울 것”이라고 밝혔다.
3시간에 걸친 공청회 내내 주민들은 AI 데이터센터가 전국 각지에서 일으키는 문제들을 제기했다. 전기 요금 인상, 막대한 냉각 용수 소비, 소음 공해가 핵심 우려 사항으로 꼽혔다. 한 주민은 이사회에 도로를 차단하거나 관료적 절차를 최대한 활용해 건설을 지연시키는 등 법적 허용 범위 안에서 가능한 모든 방법을 동원할 것을 촉구했으며, 핵무기 피해를 기록한 1946년 존 허시의 저서 ‘히로시마’를 인용하는 주민도 있었다. 공청회 현장에는 미시간 주지사 그레첸 휘트머가 오라클 CEO와 나란히 선 근처 Saline 타운십 데이터센터 착공식 사진이 배경으로 내걸렸다. 휘트머는 착공식 당시 “우리는 반대에 익숙하고 어쨌든 한다”는 발언을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으며, 그의 사무실은 이를 공식 부인하고 있다.
입실란티 타운십 이사회는 이미 반대 행동에 나선 상태다. 4월에는 데이터센터의 용수 공급을 365일간 중단하는 모라토리엄을 의결하고 수자원 영향 조사를 실시하기로 했다. 이에 미시간 대학교는 AI 데이터센터에 용수를 공급하지 않는 것은 불법 차별에 해당한다며 소송을 예고했다. 인근 Saline 타운십의 사례도 경고음으로 작용하고 있다. 주민 2,300명에 불과한 그 지역에서는 Oracle과 오픈AI의 스타게이트 프로젝트 데이터센터 착공을 둘러싼 갈등이 극도로 격화되어 타운십 재무 담당자가 공청회 도중 눈물을 흘리며 사퇴하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AI 인프라 확장 경쟁이 거대 기업과 지방 공동체 사이의 첨예한 갈등으로 번지는 사례가 미국 전역에서 늘고 있다. 전력 수급, 용수 소비, 소음, 지역 주민 의사 반영이라는 공통 쟁점 위에 핵무기 연구라는 민감한 목적까지 더해진 입실란티 타운십의 사례는 데이터센터 입지 분쟁의 새로운 국면을 보여준다. 타운십이 소송 위협에도 용수 공급 중단을 유지할지가 향후 분쟁의 핵심 변수로 부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