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설팅 기업 베인앤컴퍼니(Bain & Company)가 기업 인수합병(M&A) 실사 과정에서 AI로 인수 대상 기업의 소프트웨어를 복제하는 ‘바이브코딩(vibecoding)’ 방식을 활용하고 있다. AI가 생성한 모형은 해당 기업의 기술이 얼마나 쉽게 복제될 수 있는지를 잠재 인수자에게 보여주는 역할을 한다. 소프트웨어 개발 비용이 빠르게 하락하면서 경쟁사가 단기간에 동일한 기능을 구현할 수 있는지, 즉 ‘기술이 실제 진입 장벽인가’를 판단하는 것이 인수 결정의 핵심 변수로 떠올랐다는 배경에서다.
베인은 2023년부터 전담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팀이 시작한 이 작업을 이제는 일반 컨설턴트들도 수백 건의 거친 시제품을 만들어낼 수 있는 수준으로 확장했다. 베인의 글로벌 프라이빗에퀴티 부문장 레베카 버랙(Rebecca Burack)은 “바이브코딩을 통해 소프트웨어 기업이 무엇을 할 수 있고 할 수 없는지, 가치 사슬에서 어디에 위치하는지, 그리고 실제로 방어 가능한 부분이 코드인지 다른 무언가인지를 파악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 방식을 “2D 대신 3D로 보는 것과 같다”고 표현했다.
실제 거래 결정에도 이미 영향을 미쳤다. 실리콘밸리의 한 사모펀드 투자자는 베인이 바이브코딩으로 복제한 분석 플랫폼 모형이 해당 기업 인수 입찰에서 발을 빼는 데 역할을 했다고 밝혔다. 기업 소프트웨어 부문 전반에는 AI 리스크가 이미 가격에 반영되고 있다. 2026년 1분기 기준 사모펀드 주도의 기술·통신·미디어 딜 총액은 직전 분기 대비 69% 줄었으며(KPMG 집계), 세일즈포스와 서비스나우 같은 기존 엔터프라이즈 소프트웨어 업체들의 주가는 올해 들어 3분의 1 이상 하락했다.
AI가 소프트웨어 개발 비용과 진입 장벽을 동시에 낮추면서, 기존 소프트웨어 기업의 기술 자산 가치를 어떻게 평가할지가 투자자들의 주요 과제로 부상했다. 기술이 핵심 경쟁우위인 기업의 몸값이 재산정되는 흐름이 M&A 시장 전반에 걸쳐 확산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