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기술이 산업 구조를 바꾸면서 국내외 기업들의 채용 방식도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국내 AI 스타트업들 사이에서는 학력과 전공 같은 서류 스펙보다 실전 역량을 직접 검증하는 채용 절차가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일부 스타트업은 제한 시간 내에 특정 조건의 솔루션을 개발하는 AI 해커톤에서 수상한 지원자를 별도의 서류 전형 없이 채용하며, 또 다른 스타트업은 회사가 실제로 풀어야 할 문제를 코딩 테스트로 제시해 알고리즘 설계 능력과 기술 이해도를 직접 평가한다.
기술 역량 외에 AI 활용의 윤리적 판단 능력도 채용 기준으로 부상하고 있다. 일부 스타트업은 지원자가 AI 결과물을 인간 사회의 윤리 기준에 맞게 조정할 수 있는지를 구체적으로 평가한다고 밝혔다. 조직 적합성 면접도 표준 질의응답을 탈피해, 현실적인 갈등 상황을 제시한 뒤 모의 대응 방식으로 지원자의 반응을 살펴보는 정교한 설계가 도입되고 있다. 이렇게 뽑힌 인력이 조직에 융화되는 과정도 채용의 중요한 고려 요소로 자리 잡았다.
해외에서도 같은 흐름이 나타난다. 미국의 AI 기업 팔란티어(Palantir)는 지난해 고등학교 졸업생 22명을 선발해 4개월간 근무 후 정규직 전환 기회를 제공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대학 졸업장 없이도 필요한 역량을 갖춘 인재를 조기에 발굴해 직접 육성하겠다는 전략이다. 일본의 로토제약은 설립 120년 만에 내년부터 자기소개서를 없애고 면접 중심으로 채용 절차를 전면 개편하기로 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채용 방식의 전환이 AI가 대체하기 어려운 역량을 가진 인재를 찾으려는 기업들의 전략적 선택이라고 분석한다. 인적자원 플랫폼 커리어데이의 강경민 대표는 “AI 시대에는 문제를 정의하고 창의적으로 접근하는 능력이 중요하다”며 지원자들이 이런 경험을 구체적인 이야기로 풀어낼 수 있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특히 소수 인력으로 성과를 내야 하는 스타트업 특성상 이런 채용 방식이 더 빠르게 확산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