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성 AI(인공지능) 모델 학습에 쓰인 음악 데이터에 대한 보상 체계를 구축하려는 움직임이 본격화하고 있다. 워너 뮤직 그룹(Warner Music Group)이 인수한 스타트업 서렐(Sureel)은 스웨덴 저작권 기관 STIM과 협력해 AI 기업이 음악을 어떻게 학습에 활용했는지 추적하고, 이에 따라 라이선스 비용을 산정하는 소프트웨어를 개발하고 있다. 서렐의 소프트웨어는 음악 파일에 소유자가 정한 이용 조건을 부착하고, AI 기업의 학습 과정에서 해당 파일이 자유롭게 사용될 수 있는지, 특정 비율로만 사용될 수 있는지, 아예 배제돼야 하는지를 지정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AI 음악 기업 사운드버스(SoundVerse)는 일회성 권리 매입 방식을 거부하고, 생성 AI 시스템이 출력물을 만들 때마다 각 학습 데이터의 기여도를 차등 측정해 지속적으로 보상을 지급하는 방식을 주장하고 있다. 예를 들어 재즈 풍의 음악이 출력될 경우, 학습 데이터 중 재즈 음악의 기여도가 상대적으로 높다고 볼 수 있어 그에 비례한 보상을 지급해야 한다는 논리다. 서렐 공동 대표 벤지 로저스(Benji Rogers)는 “기여도 측정은 과거 경제 논리를 단순 복원하는 것이 아니라, 기존 경제 구조가 근사치로만 다뤄온 것을 처음으로 정확하게 측정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기술적 난제도 만만치 않다. 학습 데이터와 AI 출력물 사이의 인과관계를 규명하는 것은 정보이론적으로 아직 명확히 정의되지 않은 문제다. 단순 유사도 측정 방식은 특정 장르의 전형적 작품을 역설계해 로열티를 독점하는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소스오디오(SourceAudio) 대표 드루 실버스타인(Drew Silverstein)은 AI 분야에서 기여도 측정이 근본적으로 결함이 있다고 보며, 대신 학습 시점에 협상된 정액 계약이 더 실용적이라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한편 저작권 소송으로 얼룩졌던 생성 AI 업계에서는 유니버설, 워너 등 주요 음반사와 AI 기업 간 사적 합의가 늘어나고 있어, 이 같은 협상 관행이 향후 업계 규범을 형성하는 데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관측된다.
전문가들은 이 문제의 해결이 기술 설계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으며 정책적 개입이 병행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로저스는 기여도 측정 체계가 다층적으로 설계되고 외부 전문가와 규제 기관의 검토가 가능하도록 투명하게 열려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창작 경제를 지속 가능하게 유지하는 또 다른 방법으로는 AI 기업에 세금을 부과하고 그 수익을 창작자에게 재분배하는 방식도 대안으로 거론된다. 소규모 특화 모델로의 전환 흐름이 이어진다면, 음악인 집단이 맞춤형 모델 학습 데이터를 공동 제공하고 수익을 분배하는 방식의 창작자 동맹 형태도 실현 가능성이 높아질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