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인공지능(AI) 대전환을 올해 하반기 경영전략의 핵심 의제로 내걸고 사업 구조 재편과 체질 개선에 속도를 내기로 했다. 16일부터 열린 글로벌 전략협의회에서 모바일경험(MX)·영상디스플레이(VD)·생활가전(DA) 순으로 사업부별 회의가 진행됐으며, 이번 협의회에서는 스마트폰·TV·가전 등을 담당하는 디바이스경험(DX) 부문의 수익성 회복 방안이 집중 논의됐다. 18일에는 반도체(DS) 부문 회의가 예정됐다.
DX 부문은 메모리 가격 급등으로 원가 부담이 커진 데다 중국 업체들의 저가 공세까지 겹치며 수익성 악화 압박을 받고 있다. 같은 회사 내에서도 DS 부문이 메모리 가격 상승의 수혜를 누리는 것과 대조적인 상황이다. 경영진은 AI를 중심으로 업무 생산성을 높이고 의사 결정 속도와 실행력을 끌어올리는 것을 해법으로 제시했으며, 최근 챗GPT·제미나이(Gemini)·클로드(Claude) 등 외부 생성형 AI를 사내 업무에 도입했다고 밝혔다.
제조 측면에서는 ‘AI 자율공장’ 전환이 핵심 과제로 제시됐다. 삼성전자는 2030년까지 국내외 생산 거점을 AI 기반으로 재편해 설계부터 생산·물류까지 전 공정을 디지털 트윈(Digital Twin)과 AI 에이전트로 연결할 계획이다. 단순 자동화를 넘어 AI가 스스로 판단하는 자율화 단계로 도약하는 한편, 오퍼레이팅봇·물류봇·조립봇 등 휴머노이드형 제조 로봇도 단계적으로 도입할 방침이다.
이번 전략은 같은 회사 안에서도 엇갈린 사업부별 실적 구도를 배경으로 한다. 메모리 가격 상승으로 DS 부문은 실적 호조를 이어가는 반면, DX 부문은 원가 부담과 중국 저가 공세로 수익성이 악화되는 비대칭이 뚜렷하다. 삼성전자는 AI를 활용한 업무 생산성 향상과 AI 자율공장 전환을 통해 상대적으로 취약한 완성 제품 사업의 경쟁력을 끌어올리겠다는 구상이다. 글로벌 빅테크가 자사 모델을 앞세워 AI 도입을 가속하는 흐름과 달리, 삼성전자가 외부 생성형 AI를 사내 업무에 적극 끌어들인 점도 눈에 띈다. 다만 자율공장과 휴머노이드 로봇 도입은 2030년을 목표로 한 중장기 과제인 만큼, 실제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지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