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Apple)이 세계개발자컨퍼런스(WWDC 2026)에서 공개한 차세대 시리(Siri) AI의 핵심 기능을 구동하려면 12GB 이상의 램(RAM)이 필요한 것으로 확인됐다. 자연스러운 음성 톤 조절과 실시간 고도화 받아쓰기 기능이 여기에 해당한다. 이 기준을 충족하는 기기는 아이폰 에어, 아이폰17 프로, 아이폰17 프로 맥스 등 고가 모델 3종에 그친다. 8GB 램을 탑재한 아이폰17 기본형은 지난해 하반기 출시된 최신 플래그십임에도 해당 기능을 사용할 수 없다.
업계에서는 이를 온디바이스 AI의 기술적 요구 사항과 원가 절감 정책이 맞물린 결과로 본다. 온디바이스 AI(on-device AI)는 클라우드를 거치지 않고 기기 내부 프로세서와 메모리만으로 LLM(대규모 언어 모델)을 구동해야 하기 때문에 대용량 램이 필수적이다. 삼성전자는 이미 수년 전부터 플래그십 모델에 최소 12GB에서 최대 16GB 램을 탑재해 갤럭시 AI 기능을 지원하고 있다. 모건스탠리 분석에 따르면 iOS 27이 배포되더라도 현재 운용 중인 아이폰 가운데 8억 5,000만 대 이상이 기본 애플 인텔리전스 기능조차 실행하지 못할 전망이다. 차세대 시리 AI 핵심 기능을 사용하지 못하는 아이폰 수는 전 세계적으로 13억 대를 넘어설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됐다.
시장의 반응은 부정적이었다. WWDC 2026 개최 직전 기대감으로 52주 신고가 317.40달러까지 오른 애플 주가는 시리 AI의 상세 사양이 공개되자 290.55달러까지 하락했고, 이후 295달러 수준에서 회복됐으나 행사 이전 수준을 되찾지 못했다. 키뱅크(KeyBanc) 애널리스트는 애플이 내놓은 것이 기존보다 소폭 개선된 독립형 시리에 불과하며 다른 LLM과 비교해도 경쟁력이 떨어진다고 평했다. 9월 팀 쿡(Tim Cook) 최고경영자(CEO)의 후임으로 취임하는 존 터너스(John Ternus) 차기 CEO는 아이폰18 시리즈 출시와 함께 AI 기능 격차 해소라는 과제를 안게 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