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제조업 현장에서 AI 전환(AX)이 속도를 내고 있다. 경북 포항 한국로봇융합연구원(KIRO) 시험장에서는 오는 8월부터 인간형 로봇이 1500도에 달하는 쇳물(용선) 표본을 사람 대신 채취할 예정이다. 다리 대신 탱크형 트랙으로 이동하는 이 로봇은 피지컬 AI 기술을 적용해 현장 환경과 작업 절차를 학습했으며, 이상 상황 발생 시 자동 회피와 복귀도 가능하다. 고온·위험 환경에서 주기적으로 반복해야 하는 품질 관리 작업을 AI 로봇이 대신하는 첫 사례다.
철강·이차전지·조선 각 업종에서 도입 방식과 속도는 다양하다. KIRO와 포스코는 벨트컨베이어 롤러 고장을 소리로 탐지해 자동으로 교체하는 로봇을 개발 중이다. 시끄러운 공장 환경에서 사람이 놓치기 쉬운 미세 결함음까지 잡아내고, 기존에 4명이 공정을 멈추고 수행하던 작업을 로봇 1대가 5분 안에 중단 없이 처리할 수 있어 안전성과 효율성 향상이 기대된다. 이차전지 양극재 기업 에코프로는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과 함께 700~800도 고온의 소성로에 센서를 설치해 AI로 품질을 예측하고 원인을 분석하는 시스템을 구축 중이다. 에코프로는 이를 통해 생산성을 30% 이상 높인다는 구상이다.
조선업에서는 AI와 로봇만으로 특정 공정을 완전 자동화한 사례도 나왔다. HD현대중공업은 선박 블록 이송에 쓰이는 연결 부품 ‘러그’를 이동·보조·결착 로봇 세 대가 합심해 무인으로 제작하고 있다. 기존에 6명이 하루 100개를 수작업으로 생산하던 것을 로봇이 대체한 것이다. HD현대중공업은 AI 비전 기술을 접목해 비정형 작업까지 가능한 2족·4족 보행 로봇과 휴머노이드를 추가 투입할 계획도 밝혔다. AX에 속도를 내는 배경에는 저출생·고령화에 따른 인력난과 중국 제조업의 추격이라는 복합 위기가 자리한다. 산업통상부는 지난해 M.AX 얼라이언스를 출범해 관련 기업 간 협력을 촉진하고 있다.














